‘보수 텃밭’ 동래구, 8년 만의 탈환이냐 수성이냐

입력 : 2026-05-06 16:10:55 수정 : 2026-05-06 18:3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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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구청장, 공약 이행·안정감 내세워
초선 의장 출신 탁영일, 세대 교체 강조
2018년 재현할까…여권 바람 관건

부산에서도 손꼽히는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는 동래구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소속 현직 구청장과 세대 교체를 내세운 구의회 의장 출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정면으로 맞붙는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2018년 이후 8년 만에 동래구 탈환을 노리고 있지만, 역대 선거에서 확인된 보수 우위 지형을 뒤집는 것이 쉽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직 프리미엄과 여권 바람 사이에서 민심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가 동래구청장 선거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6일 부산 동래구 사직동에서 만난 시민들은 후보자들에게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달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지연(45) 씨는 “주변 학부모들이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정당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며 “아이 키우기 좋은 여건을 조성하는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도서관 등 교육 인프라를 개선해 달라는 요구도 많았다. 이민지(39) 씨는 “수강료가 비싼 학원은 거리에 즐비하지만 정작 아이와 함께 갈 수 있는 공공도서관은 근처에 없다”며 “교육 1번지라는 명성에 걸맞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이 들어서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정감’ 내세운 현직 구청장

국민의힘 장준용 동래구청장 예비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3선 부산시의원 출신 박중묵 전 의원을 제치고 공천을 받았다. 장 후보는 4년간의 구정 경험을 앞세우며 안정적인 구정 운영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관하는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 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에서 최고 등급(SA)을 획득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약속을 지키는 행정가 면모를 부각했다. 공약으로는 △금강공원 재정비를 통한 부산형 교육 친화 공원 조성 △사직야구장 재건축에 발맞춘 스포츠 인프라 연결 및 웰니스 복합도시 구축 △동래구 제2국민체육센터 건립 등을 제시했다. 그는 “구청장 재임 중 총 3억 원 규모의 월급 전액 기부 약정을 통해 봉사와 청렴한 공직자의 모범을 실천해 왔다”며 “4년간의 구정 경험을 바탕으로 동래를 가장 잘 아는 후보로서 동래 발전을 중단 없이 이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대 교체·도시 변화 내세운 도전자

더불어민주당 탁영일 후보는 동래구의회 의장 출신으로, 당내 경선에서 재선 기초의원을 지낸 주순희 전 구의회 의장을 꺾고 본선 무대에 올랐다. 앞서 민선 7기 동래구청장을 지낸 김우룡 전 구청장도 재도전 의사를 내비치는 등 당내 경쟁이 치열했지만, 최종 경선은 주 전 의장과 탁 후보의 맞대결로 압축됐고 탁 후보가 승리했다. 초선으로 구의회 의장직을 맡고 당내 유력 경쟁자까지 물리친 만큼, 조직력과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40대인 탁 후보는 장 후보보다 젊은 정치인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세대 교체를 전면에 내걸었다. 12살에 동래로 이주해 초·중·고를 모두 이 지역에서 다닌 토박이라는 점도 앞세우는 모습이다. 자전거 출퇴근, 적극적인 SNS 소통 등을 통해 권위적이지 않은 열린 구정을 내세우고 있다.

공약으로는 △반값월세 지원 등을 포함한 청년 정착 지원 패키지 △세계적 웰니스 타운 ‘동래온천’ 조성 △도서관·박물관 기능 등을 통합한 라키비움 도서관 건설 등을 제시하며 인구 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미래 지향적 도시 브랜딩을 내세웠다. 그는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간사 등으로 중앙의 정책 네트워크와 소통 능력을 쌓아왔다”며 “동래의 품격은 지키되 낡은 관행을 깨고 구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난공불락 보수 텃밭 동래…변화 바람 불까

동래구는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서도 보수 색채가 특히 강한 곳으로 꼽힌다. 전통적인 보수 성향의 장·노년층이 두텁게 분포해 있고, 사직·명륜동 등 대단지 아파트를 축으로 한 중산층 거주지에도 보수 유권자가 밀집해 있다. 여기에 중앙당 홍보본부장 등 중책을 맡고 있는 현역 지역구 의원 국민의힘 서지영 의원의 영향력까지 더해져 민주당으로선 결코 녹록지 않은 곳이다.

역대 선거 득표율을 보면 보수 우위가 뚜렷하다. 장 후보가 당선된 2022년 8회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60.2%를 득표해 민주당(34.4%)을 25%포인트(P) 이상 앞질렀다. 지난 총선에서도 보수 우위가 입증됐고 지난 대선에서도 국민의힘이 51.8%로 민주당(39.4%)을 12%P 이상 앞선 곳이다. 다만 2018년 7회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48.5%로 국민의힘(39.0%)을 앞서며 한 차례 역전을 경험한 지역이기도 하다. 최근 전국적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우세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여당 바람이 2018년처럼 동래까지 파고들 수 있는지가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박빙 양상이 나타났다. 내외경제TV와 포털신문의 의뢰로 비전코리아 솔루션즈가 지난달 3~4일 동래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양자 대결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38.9%로 동률을 기록했다.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는 응답이 12.3%,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9.9%에 달해 부동층이 적지 않은 모습이다. 여기에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허위 이력 공방, 법적 분쟁 등 내홍이 보수 지지층 표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도 본선의 숨은 변수로 꼽힌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작위 추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 6.3%,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