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용시설로 설치된 펜스를 뜯어내고 출입로를 만든 감천문화마을의 한 카페가 구청의 고발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사하구청은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지만 업주 측이 이를 거부한 데 이어 재설치한 펜스까지 다시 훼손하자 고발 조치에 나섰다.
구청이 설치한 펜스를 임의로 철거한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내 A 카페의 출입구 모습. 카페 출입구 앞에 공용시설로 설치된 연두색 펜스 일부가 잘려나가 있다. 독자 제공
공용시설로 설치된 펜스를 뜯어내고 출입로를 만든 감천문화마을의 한 카페가 구청의 고발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사하구청은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지만 업주 측이 이를 거부한 데 이어 재설치한 펜스까지 다시 훼손하자 고발 조치에 나섰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감천문화마을 A 카페가 구청이 설치한 공용시설물 펜스를 2차례에 걸쳐 훼손하고 원상복구 명령을 거부한 혐의(재물손괴·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위반)로 고발돼 수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A 카페는 지난 2월 감천문화마을 초입부에 설치된 펜스를 철거하고 건물로 통하는 진입로를 개설한 혐의를 받는다. 진입로 지점은 원래 펜스와 함께 정자와 벤치가 설치된 주민 쉼터다. A 카페는 펜스 일부를 제거해 성인 4~5명이 동시에 드나들 수 있는 약 3m 너비의 통로를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A 카페가 입점한 이 건물은 기존 1층 규모에서 증축을 마치고 2층으로 확장됐다. 공사 이후 건물 2층 바닥 높이가 주민 쉼터와 비슷해지자 카페 측이 철판 구조물을 설치해 두 공간을 잇는 통로로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안전 펜스는 기존 건물과 쉼터 사이의 빈 공간과 높이 차이 등 추락 위험을 막기 위해 20년 전께 설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사하구청에 따르면 올해 초 구청 관광진흥과 직원이 수차례 현장을 확인한 뒤 원상복구를 명령했지만 A 카페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 이달 초 구청이 400여 만 원을 들여 펜스를 새로 설치했지만, 카페 측은 이를 다시 훼손했다. 구청은 지난 14일 사하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구청은 A 카페 측의 펜스 훼손 행위가 공유재산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공유재산법 위반은 이행강제금이나 과태료 등 행정관청이 직접 부과할 수 있는 제재 수단이 없다고 구청은 판단했다. 하지만 이 법 99조에 따른 벌금은 형사처벌에 해당한다. 두 번이나 공용펜스를 훼손한 행위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구청은 형법상 재물손괴죄 혐의 적용 가능성도 별도 검토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카페 측은 생계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카페 업주 B 씨는 “먹고 살기 위해 불법인 줄 알면서도 펜스를 제거했다”며 “잘못은 인정하지만 폭행이나 절도를 한 것도 아니고, 장사를 해서 세금 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하구청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해당 구간은 주민 안전을 위해 펜스를 설치한 공용시설물”이라며 “임의로 훼손하거나 통로로 사용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카페 운영자와 구청 관계자 등을 조사해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