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사, 파업 개시 90분 전 극적 합의… 증시 급등

입력 : 2026-05-21 16: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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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적자사업부 보상’ 쟁점서 양보
외신 “공급망 우려 해소” 증시 '불기둥'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개시 90분을 앞두고 극적으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 협상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던 성과급 재원 배분 방식에서 사측이 양보하면서다.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경제적 피해가 최대 1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사측의 대승적 결단이 파국을 막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0일 밤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경기고용노동청에서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서명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노사는 OPI(초과이익성과급) 1.5%와 특별경영성과급 10.5%를 합쳐 총 12% 수준의 성과급 지급안에 합의했다. 또 특별경영성과급을 일회성 보상이 아니라 제도로 별도 설계했다. 또 기존 성과급 금액 상한을 없애고 지급 방식은 세후 전액 자사주 지급으로 제도는 향후 10년간 운영된다.

쟁점이 됐던 적자사업부 배분 방식에서는 사측이 한발 물러섰다.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은 “사측에서 1년간 적자사업부 배분 방식을 유예하기로 해서 합의를 도출해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성과급 재원의 40%를 반도체(DS) 부문 전체에 균등 분배하고 60%는 실적에 따라 나누기로 했다. 단, 올해에 한해 적자사업부에 대해서도 부문 재원을 활용해 60%(공통 지급률)를 지급하기로 했다.

노사가 잠정합의안에 서명함에 따라 21일로 예정됐던 총파업은 유보됐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조합원을 대상으로 ‘투쟁지침 3호’를 내리고 “6월 7일까지 예정된 총파업을 추후 별도 지침 시까지 유보한다”고 공지했다. 이어 “전 조합원은 22일 14시부터 27일 10시까지 진행되는 임금협약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 참여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깊이 사죄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겸허한 자세로 보다 성숙하고 건설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노사가 극적 합의에 성공하자 주요 외신들은 관련 소식을 긴급 타전하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우려가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총파업이 현실화됐다면 전 세계 기술 공급망 전반에 파장이 컸을 것”이라며 “파업 보류로 생산량 감소 우려가 완화됐다”고 보도했다.

국내 증시도 환호했다. 삼성전자 노사 합의와 엔비디아 호실적 등의 영향이 겹치며 이날 코스피는 불기둥을 뿜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42%(606.64포인트) 급등한 7815.59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 톱’이 각각 8.51%, 11.17%씩 상승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