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핏줄, 다른 정당…남해군 ‘문화 류씨’ 종친 맞대결 [PK 기초지자체 판세 분석]

입력 : 2026-05-21 18: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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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 기초지자체 판세 분석] 22. 경남 남해군

민주당 류경완·국민의힘 류성식
3선 도의원 vs 농협조합장 승부
부동층 10%대 표심 최대 변수
인물론·조직 쪼개기 복합 양상

남해군수 선거는 역대 경남 지역 선거 구조의 전형성에서 벗어난 독자적인 역학 관계를 보여 왔다.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있음에도 보수와 진보, 무소속까지 돌아가며 군수직에 당선됐다. 당선 당시 기준으로 보수가 세 차례(2002·2006·2014), 진보가 두 차례(2018·2022), 무소속이 세 차례(1995·1998·2010) 각각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정당보다 오히려 ‘인물론’에 따라 표심이 결정되는 정치 지형을 보인 셈이다. 특히 올해는 더욱 당선자를 점치기 힘든 안개 정국이다. 현역인 장충남 군수가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하는 이변과 함께 선거판이 완전히 새로 짜여졌다.


현역 군수의 부재 속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민주당 류경완 후보와 국민의힘 류성식 후보다. 두 후보는 남해 지역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문화 류씨’ 종친이다. 집안 사람끼리 여야 대표로 정면 대결을 벌이게 된 셈이다.

여기에 올해 남해군수 선거는 다른 군소정당이나 무소속 없이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 간 1 대 1 맞대결로 치러진다. 지금까지 남해군수 선거는 대부분 무소속이 출마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다. 직전 8회 지방선거 때 처음으로 거대 양당 후보 간 맞대결이 펼쳐졌지만 당시엔 장충남 군수가 재선에 도전하던 중이었다. 이번엔 첫 출마 후보 간 맞대결이 펼쳐지는 만큼 단순한 인물 비교를 넘어 양 진영의 자존심을 건 전면적인 ‘세력 대결’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같은 집안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두 후보는 정당 색깔만큼이나 강점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류경완 후보는 3선 도의원 출신으로 ‘검증된 의정 경험’을, 류성식 후보는 농협조합장 출신으로 ‘현장 경영 전문가’임을 내세우고 있다.

류경완 후보는 도의원 경험을 바탕으로 남해군을 인구 5만 명 자립 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또한 당 경선에서 장충남 군수를 꺾고 본선에 진출한 만큼 흩어진 당심 결집에 집중하고 있다. 주요 공약으로는 남해섬 정원 조성 및 정원문화산업 플랫폼 구축, 남해형 농어촌 기본소득 30만 원 시대 추진, 남해 철도 시대 구축, 남해형 청년 안심 주거 생태계 구축, 소상공인·창업 생태계 자생력 강화 및 상생 활성화 계획, 남해형 ‘워케이션·스타트업 거점’ 구축 등을 제시했다.

이에 맞서는 류성식 후보는 3자 대결의 국민의힘 경선에서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첫 군수 출마지만 조합장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데다 지역에서 오래 활동한 덕에 신흥 보수 강자로 떠올랐다. 류경완 후보와 달리 행정 전문가임을 내세워 희망이 있는 남해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친다. 주요 공약으로는 음식특화거리 조성·지역화폐 발행 확대 등 민생회복 패키지 추진과 머무는 관광도시 구축, 해안 일주도로 완성, 100세까지 책임지는 복지, 소득 어종 방류사업 확대, 우주항공 배후도시 육성 등을 제시했다.

이번 남해군수 선거의 가장 큰 변수는 재선에 성공하며 탄탄한 중도층 지지 기반을 다져놨던 장충남 현 군수가 경선에서 탈락했다는 사실이다. 장 군수가 쥐고 있던 10% 이상의 중도·부동층 표심이 공중에 뜬 상태다. 중도 표심이 요동치거나 한 후보에게 집중된다면 한순간에 당락이 바뀌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양 진영은 이 중도층을 자당의 세력권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조직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지역의 한 정치인은 “형식적으로는 선명한 여야 세력 대결이지만 실제 바닥 민심에서는 인물론과 조직 쪼개기 등이 얽혀 복합적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결국 두 후보가 지역에서 쌓아온 평판과 무게감이 당락에 크게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