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본사 노조 6월 파업 예고…IT업계 성과급 갈등 확산되나

입력 : 2026-05-28 14:42:22 수정 : 2026-05-28 14:5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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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 중지 결정…합법 파업 가능
노조 “내달 파업 예정” 입장 밝혀

지난 27일 오후 경기 수원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카카오 노사 2차 조정회의에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이 조정회의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7일 오후 경기 수원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카카오 노사 2차 조정회의에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이 조정회의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성과급 지급을 놓고 사측과 갈등을 빚어온 카카오 본사 노조가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카카오 본사 노조는 다음 달 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카카오는 이미 카카오페이 등 계열사 노조도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여서 공동 총파업 가능성도 제기된다.

카카오 본사 노사는 지난 27일 경기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조정에서 핵심 쟁점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았다. 노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13∼14%를 성과급으로 보상하는 방안과 500만 원 규모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성과급으로 산입할 것인지를 두고 갈등을 이어갔다.

조정 중지 결정으로 카카오 본사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미 조정에 이르지 못해 쟁의권을 확보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페이,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계열사 4곳 역시 파업 찬성투표가 찬성으로 가결된 상태다. 이에 따라 카카오 본사와 계열사를 아우르는 공동 총파업 가능성이 제기된다.

카카오 노조는 28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조정 중지 결정 이후에도 대화의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더 이상 기다림과 인내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조합원들과 함께 6월 파업 투쟁을 본격적으로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는 교섭이 장기간 이어지는 동안에도 책임 있는 결단보다는 수동적인 대응으로 일관했다”며 “교섭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며 교섭의 신뢰를 훼손했고 수차례 교섭대표 변경과 불충분한 수정안 제시로 대화의 연속성이 흔들렸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내달 10일 판교역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주변을 행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자 사측은 임직원에 사과하며 대화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정신아 대표는 28일 사내 공지를 통해 “여러 우려와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점, 진심으로 송구하다”면서 “서로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차이를 대화로 풀어가며 다시 하나의 카카오로 힘을 모아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또 “회사 차원에서 안정적 체계를 수립하고 서비스 관점의 기준을 다시 세우며 함께 방향을 맞춰 나가야 할 때”라며 일부 조직 개편도 시사했다.

카카오의 노사갈등과 관련해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불붙인 성과급 논란이 IT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통신업계에선 LG유플러스 노조가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의 제도화를 요구하며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LG유플러스 노사는 지난 21일 4차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

반면 일각에선 카카오 등의 성과급 갈등이 사측의 전략 부재에 따른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IT업계 대표 주자인 네이버의 경우 성과급 제도 일부를 수정하면서 기본급을 크게 인상하는 내용으로 최근 임금 협상을 마무리했다. 반도체 업계의 성과급 갈등이 이미 부각된 상황에서도 기본급을 과감하게 인상하는 전략으로 충돌 없이 협상을 끝내면서 네이버는 위기 요인을 관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카카오의 경우 지난해 실시한 대대적인 카카오톡 개편에 대해 사용자들의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면서 위기를 맞았고 이번에 노사 갈등까지 불거지면서 위기 관리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