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지난 21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 논의를 위한 교원단체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법적 책임 부담으로 크게 위축되었던 학교 현장체험학습의 활성화를 위해 교육부가 교사들의 사법적 책임을 덜어주고 과중한 행정 업무를 교육청이 분담하겠다는 대안을 내놨다.
교육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교사가 불안감 없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안전’과 ‘배움’을 중심으로 체험학습 운영 체계를 전면 재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교육부는 교사의 면책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학교안전법을 개정해, 교육활동 중 안전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교사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민사상은 물론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를 포함한 형사상 책임까지 면제하기로 했다. 사고 발생 초기부터 교육청 전담팀이 즉각 수습에 나서며, 전담 변호사를 지정해 법률 상담부터 소송 대응까지 전 과정을 밀착 지원한다. 경찰청 역시 이러한 법 개정 취지를 반영해 수사 지침을 새롭게 마련할 계획이다.
교사들의 과중한 기획 및 서류 업무 부담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뜻도 밝혔다. 전국 모든 교육지원청에 현장체험학습 전담 인력을 배치해 기존에 교사가 도맡았던 계약, 보조인력 구인, 사전 안전점검 등의 실무를 전담한다. 또한, 더욱 안전한 학생 인솔을 위해 보조인력 배치 기준을 기존 ‘학생 50명당 1명’에서 ‘학급당 1명’으로 대폭 강화한다. 현장체험학습 플랫폼에는 인공지능(AI)을 도입해 계획서나 가정통신문 등의 문서 작업도 돕는다. 아울러 민간업체가 숙식부터 차량, 안전관리까지 통합 책임지는 ‘패키지 상품’도 적극 활성화해 교사의 관리 부담을 낮출 방침이다.
체험학습의 교육적 질도 높인다. 제주와 경주 등 일부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전문가 사전 안전점검 제도인 ‘안심수학여행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지역의 역사·문화 전문 해설 인력 지원을 늘려 교실 속 지식이 살아있는 현장 배움으로 이어지도록 구상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현장체험학습은 학교 안에서의 배움을 삶과 연결하는 중요한 교육활동”이라며 “교사와 학생 모두를 든든하게 보호하는 안전망 속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지속해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산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번 개정안이 교사 불안감을 해소하고 실질적으로 면책보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지적
했다. 부산교총 강재철 회장은 “교육부의 방안은 교원이 민·형사상 책임을 면하기 위해 학교 안전사고관리 지침을 지켜야 할 뿐만 아니라, 고의나 중과실이 없었음을 교사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이중 책임 구조”라면서 “법률이 개정된다 하더라 도 교사의 지침 준수 여부나 과실 유무에 대한 실질적인 판단은 학교나 행정당국이 아닌 수사기관과 법원 등 사법기관의 몫이라는 점에서 현재와 크게 다를바 없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