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사흘 앞둔 3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시장을 찾아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6·3 지방선거 사흘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부산을 찾아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지원에 나섰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보수 원로가 잇따라 부산을 찾으면서 막판 보수 결집을 노리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 측은 이 전 대통령을 향해 “해수부 폐지로 부산을 후퇴시킨 장본인”이라고 직격하며 방문을 평가절하했다.
이 전 대통령은 3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수영로교회 예배에 참석한 뒤 오후 1시 해운대구 구남로 박형준 후보 유세 현장을 찾아 지원 유세에 나섰다. 예배를 마친 이 전 대통령은 박 후보와 함께 인근 식당에서 국밥으로 점심을 먹으며 지역 민심을 살폈다. 이날 현장에는 주진우 상임선대위원장을 포함해 정동만, 이성권, 김대식, 김미애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과 박민식 북갑 보궐선거 후보, 김성수 해운대구청장 후보 등도 참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지원 유세에서 “특별히 이번 부산시장 선거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왔다”며 “이번 6·3 선거에 제가 마이크를 잡은 것도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시장 자리에는 말로 하는 정치인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일 잘하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라며 “정말 일 잘하는 시장을 뽑아야 부산이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서울시장 경험을 내세우며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부탁했다. 그는 “나는 야당 시장이었지만 그래도 일하는 시장을 서울시민이 뽑았기 때문에 서울이 발전했다”며 “뭐 대통령이 누구다, 장관이 누구다 이게 문제가 아니고, 부산시장이 누가 되느냐가 부산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박 후보가 부산을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부산이 발전해야 양대 축으로 대한민국이 발전한다”며 “하던 일을 끝낼 수 있는 박형준을 뽑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박 후보가 부산시장 임기를 4년 더 하면 부산시 인구도 늘고 관광객도 늘고 첨단산업 중심지도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후보 측은 선거 막판 보수 지지층 투표 독려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지난 2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부산 기장군 기장시장을 찾은 데 이어 이날 이 전 대통령까지 유세장에 서면서 보수 원로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박 후보 측은 국민의힘에 실망한 전통 보수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것을 막판 승부처로 보는 모습이다. 박 후보는 “지금 부산에서는 시민대통합과 보수대통합의 흐름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부산의 모든 시민 여러분이 하나로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 전재수 후보 캠프는 이 전 대통령의 부산 방문 전날인 3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날을 세웠다. 전 후보 선대위는 “해수부 폐지로 부산 위상을 추락시킨 책임세력이 다시 부산의 미래를 말하는 건 모순”이라며 이 전 대통령을 향해 “부산을 주변부로 밀어낸 장본인”이라고 비판했다. 전 후보 캠프는 “해수부를 폐지해 부산의 위상을 떨어뜨렸던 이 전 대통령, 그리고 그 해수부 폐지 정부 조직개편에 참여했던 박형준 후보가 지금 와서 부산의 미래를 말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직격했다.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동남권 발전의 핵심 과제로 추진되던 동남권 신공항을 사실상 백지화한 인물이 바로 이 전 대통령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박 후보 캠프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박 후보 캠프는 “이명박 정부의 국토해양부 통합은 단순한 부처 축소가 아니었다”며 “국토·교통·물류·해운·항만을 단일 체계로 묶은 것으로 트라이포트에 대한 선제적 구상이자 경제·산업적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가덕신공항 문제에 대해서도 “가덕도를 지연시킨 것은 문재인 정부”라고 반박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