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지난 15일 부산시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취임 이후 구상을 밝히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내달 1일 첫 1970년대생 부산시장인 전재수 당선인이 취임하면서 부산시청 조직도 세대교체를 시작한다. 민선 9기 초반 1967~1968년생 고위 공무원의 ‘퇴직 러시’가 예고되어 있어 국장급(3급)과 과장급(4급)으로 1970년대생의 연쇄 승진이 전망된다.
21일 부산시에 따르면 오는 30일 1967년생 안철수 푸른도시국장과 정인국 중구 부구청장이 부산시를 떠난다. 김경희 낙동강관리본부장과 황영하 시의회사무처 의정정책관은 내달 1일부터 공로연수가 예정됐다. 올해 하반기에도 3급 자원은 비슷한 규모의 인사 퇴직이 예정돼 있다.
고위직의 본격적인 세대교체는 내년 초부터 시작된다. 1968년생이 퇴직 연령에 도달하면서 상·하반기를 합쳐 4급 이상 간부 공무원만 150여 명이 부산시를 떠날 것으로 집계된다.
1968년생은 부산시청 내 ‘2차 베이비붐 세대’ 중에서도 인원이 많기로 유명하다. 이 시기 대규모 공채까지 겹치며 현재 국·과장급 보직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김경덕 행정부시장을 포함해 3급 이상 간부 13명이 퇴직 수순에 들어간다. 하반기에도 5명 정도가 추가로 조직을 떠날 예정이다.
부산시 직원은 산하 사업소를 포함해 5400여 명 규모다. 이 가운데 본청 근무 인원은 3300명 안팎이다.
그 중 1967년생을 시작으로 4급 이상 간부 60여 명, 5급 이상 간부 150여 명이 정년퇴직을 눈앞에 두고 있다. 3급 이상 간부도 올해와 내년을 합쳐 퇴직자가 30여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선 9기는 초반부터 고위직 간부 40% 이상이 자연스럽게 교체되는 ‘자동 인적쇄신’이 이뤄진다. 당선인이 굳이 인적 쇄신의 칼을 뽑을 필요도 없이 자동적으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셈이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발생하는 ‘승진 카드’는 당선인에게 적지 않은 호재다. 대규모 승진 인사를 통해 조직의 사기를 높이면서 자신의 새 시정 철학을 반영할 간부진 재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승진 인사를 하고 싶어도 국장급 보직이 모자라 애를 먹은 박형준 시장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이들 3, 4, 5급 직원이 대거 승진하면서 일선 현장을 담당할 하위직의 신규 채용도 올해부터 큰 폭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303명이던 부산시 공무원 선발 규모는 올해 1096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고위직 퇴직에 따른 연쇄 승진과 결원을 대비한 조치다.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하게 1000여 명 규모로 신규 채용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시청 내 민선 9기의 관심사는 자연스럽게 정기인사를 중심으로 한 차기 국장 인선에 쏠린다. 내년 1968년생 간부의 퇴직 러시가 본격화되면 상대적으로 소수인 1969년생보다는 1970~1971년생 간부를 전면에 배치하는 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당선인부터 1971년생인 만큼 부산시청에서는 시장과 국장단이 1970년대생으로 채워지는 장면도 연출될 가능성도 높다.
부산시 내부에서는 “앞으로 몇 년간은 최저연수만 충족하면 승진 기회가 열렸다고 할 정도로 인사 적체가 대거 해소될 것”이라며 “젊은 국장들을 전진 배치할 수 있어 민선 9기 시정도 역동성을 한껏 높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시정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간부들의 퇴진으로 발생할 수 있는 조직 내 공백은 당선인이 빠르게 해결해야 할 초기 과제로 꼽힌다. 이를 위해 내달 정기인사를 시작으로 부구청장·부시장급 인사 카드까지 활용될 경우 부산시의 세대교체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