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진주 찾는 이 대통령, PK 첨단산업 육성 구체안 제시해야

입력 : 2026-07-03 0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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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보고회 때 구체 사업·투자 밝혀야
정책 형평성으로 '5극 3특' 진정성 입증을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충남 아산시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충남 아산시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경남 진주에서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 비전을 발표한다. 지난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 이후 호남권과 충청권을 거쳐 세 번째 권역별 청사진 공개 행사다. 이 자리는 대통령의 지역 순회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 3대 프로젝트가 특정 지역 편중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서 이번 발표가 논란을 해소할 마지막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만약 영남권 보고회가 기존 계획을 재포장하는 데 그친다면 정부의 ‘5극 3특’ 구상의 진정성에 물음표가 남게 된다.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국가 균형발전 구상도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국민보고회에 참석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유치로 호남권에 80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팹(제조공장)을 짓고 충청권에는 81조 원을 투입해 반도체 패키징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부산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울산 데이터센터 계획은 기존 사업을 재론한 것이고, ‘피지컬 AI 중심’은 언급만 했을 뿐 투자 규모와 추진 일정, 산업 생태계 구축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부산·울산·경남(PK)은 제조업 집적지인 데다 전국 최대 전력 공급 기반을 갖춘 지역이다. 호남·충청 투자를 문제 삼자는 것이 아니다. 권역별 선택과 집중에서도 절차와 근거에서 균형감을 갖춰야 납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려면 과감한 지역 투자와 산업 재편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지역 균형발전을 지역 불균형 투자로 얻을 수는 없다. 각 권역의 산업적 강점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국가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부울경은 자동차·조선·기계·철강·물류 산업이 집적된 제조업 벨트다. 정부가 미래 먹거리로 제시한 피지컬 AI 역시 현장에서 축적된 데이터와 실증 환경이 핵심이다. 하지만 이번 3대 프로젝트 발표 때 동남권이 반도체 신규 투자 후보지에서 배제된 데다, 아무런 구체안도 없이 ‘피지컬 AI 중심’ 계획이 언급된 것이 의구심을 키웠다. ‘들러리론’이 불식될지는 진주에서 제시될 비전의 구체성에 달려 있다.

2일 충청권 보고회에서 디스플레이·이차전지·바이오 투자가 추가되면서 당초 81조 원이 392조 원으로 증액됐다. 정부가 지방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진주 보고회 때도 구체적인 미래 비전이 제시되고 기업들의 투자 계획이 나와야 한다. 맹탕 설명회로 ‘희망 고문’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대통령은 지역 편중 논란과 관련해 “분열적으로 접근할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옳은 지적이다. 그러나 지역 갈등은 문제를 제기하는 당사자 때문이 아니라 정책의 형평성과 설득력이 부족할 때 발생한다. 대통령이 진주에서 해야 할 일은 대승적 이해를 당부하는 것이 아니라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