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동물사랑길고양이보호연대와 비글구조네트워크, 법무법인 LKB평산 김민호 변호사는 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제 반려견 비비탄 난사 사건'의 가해자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
경남 거제시의 한 식당에서 반려견들을 향해 비비탄을 난사해 중상을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른바 ‘거제 반려견 비비탄 난사 사건’ 가해자들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동물 보호 단체와 피해자 측은 공판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5단독 김은수 판사는 3일 특수주거침입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 B, C 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해 6월 8일 오전 1시께 경남 거제시의 한 식당 마당에 침입해 피해자가 기르던 반려견 ‘매화’와 ‘깨’를 향해 불법 개조한 총으로 비비탄 총알을 여러 차례 발사해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1시간 가까이 이어진 총격으로 매화는 왼쪽 안구를 적출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깨는 치아가 깨지고 신경이 손상되는 등의 중상으로 1년간 치료를 받다가 최근 숨졌다.
A, B 씨에게는 ‘컬러 파트’를 제거한 모의 총포를 소지한 혐의도 적용됐다. 컬러 파트는 장난감 총 등 모의 총기가 실제 총기로 오인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형 총기에 눈에 띄는 색으로 부착되거나 도색되는 부품이다. 파손 등 합당한 사유 없이 모형 총기에서 컬러 파트를 제거하는 것은 총포화약법 위반으로 불법이다.
피고인들은 이날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고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도 모두 동의했다.
검찰은 A, B 씨에게 각각 징역 2년, C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계획적으로 동물을 학대했고 피해 정도도 가볍지 않다”며 “수사 과정에서 공범들과 진술을 맞추며 책임을 축소하려 한 정황도 있었다”고 밝혔다.
공판에서는 사건 다음 날 폐사한 또 다른 반려견 ‘솜솜이’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피해자 측에 따르면 당시 범행 현장에는 매화, 깨 외에도 솜솜이가 있었는데, 가해자들의 총격으로 숨졌다. 다만 수사 기관은 솜솜이가 사망한 원인이 총격 때문인지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에 포함하지 않았다.
피해자 측은 “CCTV 분석, 전문가 의견 등을 바탕으로 봤을 때 솜솜이의 죽음은 총격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피고인 측은 “범행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공소사실에 포함되지 않은 반려견(솜솜이)의 사망까지 피고인들의 책임으로 알려져 과도한 사회적 비난을 받았다”며 “모형 총포 개조 관련 혐의도 총기의 위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아닌 단순히 컬러 파트를 제거한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첫 공판에서 변론을 종결했다. 선고 기일은 다음 달 18일 오후 2시로 예정됐다.
이날 오전 재판에 앞서 부산동물사랑길고양이보호연대와 사단법인 비글구조네트워크, 피해자 측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LKB평산 김민호 변호사는 부산지법 동부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이들은 “동물을 향한 잔혹한 폭력은 결코 가벼운 범죄가 아니다”라며 “가해자들에게 법정 최고 수준의 엄중한 처벌이 내려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