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 받은 심규언 전 동해시장. 동해시청 제공
심규언 전 동해시장의 뇌물 사건에 대해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의 중형이 선고(부산일보 7월 1일 자 10면 등 보도)된 배경에는 검찰의 보완수사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단순 배달 사고'였는데 검찰이 11억 원 규모의 권력형 비리로 재확인한 것이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는 8일 보도자료를 내고 “심 전 시장 사건을 검찰 보완수사의 실효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해경의 검찰 송치 후 직접 보완수사에 나서 암장될 뻔한 부패 사건의 실체를 규명했고, 피고인들의 주요 혐의 전부에 대해 1심 유죄 판결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의 출발점은 2024년 4월 울산해경의 수사였다. 해경은 수산물 유통업자 A 씨가 당시 현직 동해시장이던 심 전 시장에게 현금 1000만 원을 전달하려 했고, 중간 전달책인 시청 공무원 B 씨가 이른바 ‘배달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해경은 4개월 뒤인 2024년 8월, A 씨가 전달한 현금의 최종 목적지가 심 전 시장이라는 점이 확인되지 않자, A 씨와 B 씨만 검찰에 구속 상태로 넘겼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금품의 최종 귀속처가 석연치 않다고 판단해 곧장 보완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2024년 10월부터 12월까지 심 전 시장과 지역 유력 건설자재 업체 사이의 유착 정황을 포착해 동해시청과 관련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이를 통해 검찰은 A 씨의 현금의 최종 귀속처가 심 전 시장임을 파악하고, 차명 법인을 이용한 11억 원대 이익 제공 구조를 밝혀냈다.
검찰은 심 전 시장이 2022년 4월과 2023년 8월, 리조트 개발사업 사업자 선정 대가로 B 씨를 통해 두 차례에 걸쳐 총 6000만 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심 전 시장이 2021년 3월부터 2024년 8월까지 건설자재 업체 임원 C 씨로부터 각종 인허가 등 편의 제공 청탁을 받고, 자신이 사실상 지배하는 업체에 11억 원의 부당 이익을 몰아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도 확인했다. 검찰은 해경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지 4개월 만인 2024년 12월 심 전 시장과 C 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의 기소 사실은 법원에서 유죄로 판단됐다.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지난달 30일 심 전 시장에게 징역 9년 6개월과 벌금 12억 원, 추징금 6000만 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함께 기소된 B 씨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C 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B 씨와 함께 초기 금품 전달에 관여한 D 씨에게는 징역 1년 10개월이 각각 선고됐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를 통해 사안의 전모를 밝혀 부패 사건의 암장을 막고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7일 심 전 시장에 대한 일부 추징금 산정 기준에 오해가 있다고 항소했다. 심 전 시장 역시 지난 2일 항소장을 부산지법 동부지원에 제출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