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 부산일보 DB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이 기업의 성과급을 지역 화폐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노동계의 거센 반발이 일자 10일 철회를 결정했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8일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나 단체협약이 있는 경우 임금의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 등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 의원은 당시 법안 제안 이유에 대해 "기업의 이윤 창출과 이에 따라 지급되는 따른 보너스, 성과급 등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는 선순환의 기반을 만드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날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이어 이날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가 법안 철회를 촉구하는 등 노동계 반발이 잇따르자 발의 사흘 만에 철회를 결정했다.
전날 한국노총은 "노동자의 임금은 정책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노동의 대가로 온전히 보장돼야 할 권리"라며 "임금 직접 지급 원칙을 훼손하는 개정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법안은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를 전제로 하고 있지만, 노동 현장에서는 채용 과정이나 인사평가, 조직문화 등을 이유로 사실상 동의 강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성과급과 보너스는 노동자가 창출한 성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라며 "이를 특정한 소비 방식으로 유도하거나 사용처를 제한하는 것은 임금의 본질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역시 "'동의'는 고용관계 힘의 불균형 속에서 실질적 자유의사이기 어렵다"며 "지역사랑상품권은 사용처와 지역이 제한되고 유효기한이 있어 사실상 실질임금 삭감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날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도 성명에서 법안 철회를 요구하며 "지역사랑상품권이 통화와 다를 바 없다고 확신한다면, 이 실험적인 시도를 근로자의 임금에 적용할 것이 아니라 발의에 이름을 올린 국회의원들 세비(매월 지급받는 수당 및 활동비)에 적용하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