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세금 관련 안내문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초고가 아파트와 비거주 주택에 대한 보유세 부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부동산 세제 개편에 착수했다. 매도 차익을 노린 투기를 억제하고 실거주자를 더 우대하도록 종합부동산세(종부세)는 강화하고,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는 거주 요건을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12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세제 합리화 방안 연구 용역’ 수행자로부터 최근 중간보고를 받고, 이 같은 방향으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마련 중이다. 정부는 오는 14~16일 각각 열리는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재경부의 공개 토론회와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부동산 대토론회를 거쳐 이르면 이달 말께 세제 개편안을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우선, 1세대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종부세 세액공제를 손질한다.
현재는 1주택을 5년 이상 보유하면 기간에 따라 20∼50%까지, 소유자가 과세기준일 현재 만 60세 이상이면 연령에 따라 20∼40%를 각각 세액공제하게 돼 있다. 이 두 가지 공제는 거주 여부와 상관 없이 80% 한도로 중복 적용이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집이 비쌀수록 공제 혜택이 커진다. 이와 관련, 정부는 공제 요건에 실거주 여부를 반영하거나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공제 혜택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다만, 초고가 주택의 기준, 즉 어떤 금액대를 기준으로 본격적으로 보유세 부담을 올릴 것인지가 관건이다.
현재 1주택의 경우 공시가격 12억 원 미만이면 종부세를 내지 않는다. 종부세액에는 주택공시가격, 기본공제금액,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 세액공제, 세부담상향 등이 영향을 미치는데, 당국은 이를 적정하게 조합해 정책 목표에 맞게 최종적인 부담액 수준을 조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종부세를 강화하되 세액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의 적용 시기를 단계적으로 설정해 그 사이에 비거주·투기용 주택을 매각토록 유도하는 방안을 함께 살펴보고 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주택 수와 가액 중 어느 쪽을 과세 기준으로서 중시할지도 쟁점으로 논의 중이다. 현재는 고가 1주택과 중과세율이 적용되는 3주택의 공시가격 합산액이 동일(예: 30억 원 1주택과 10억 원짜리 3주택)하더라도 3주택 쪽이 기본공제액이 작고 중과세율이 적용돼 종부세가 더 많이 나온다.
거래세와 관련해서는 장특공제의 거주 공제를 높이고 보유 공제를 낮추거나 폐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현재 1세대 1주택자는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따라 각각 1년에 4%씩, 최대 40%씩 공제받아 합산 최대 80%의 장특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실제로 거주하지 않고 장기간 보유만 해도 최대 40%의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정부는 이 같은 비거주 장기보유 공제를 줄이고 실거주 기간에 따른 공제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방안은 보유·거주 기간에 각각 최대 40%를 적용하는 공제 구조를 ‘보유 20%·거주 60%’ 또는 ‘보유 0%·거주 80%’ 등으로 바꾸는 것이다.
보유 기간 공제를 아예 없앨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라는 명칭을 ‘장기거주소득공제’ 등으로 바꾸는 방안도 거론된다.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장특공제 혜택을 추가로 줄이는 방안도 거론된다.
종부세와 양도세 개편의 공통된 방향은 주택 수나 단순 보유 기간보다 실제 거주 여부와 주택 가액을 더 중요하게 반영하는 것이다. 실거주 1주택자는 보호하되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장기보유자에 대한 세제 혜택은 줄이는 방식이다. 다만, 보유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손질할 경우 세 부담이 한꺼번에 커지고 매물이 잠기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시행 시기와 정책 조합도 함께 검토될 전망이다.
현재 비조정 지역이면 다주택자도 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보유기간에 따라 최대 30%까지 장특공제가 적용되고 있는데, 이 역시 개편할지 주목된다. 비거주 주택은 빨리 팔수록 유리하도록 단계적으로 양도세 부담이 늘어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