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 아파트 화재로 12명 부상…또 스프링클러 없었다(종합)

입력 : 2026-07-17 20: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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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명 구조…40분 만에 완진
37년 전 허가 땐 설치 의무 없어
초기 진화 안 이뤄져 피해 늘어

17일 부산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12명이 다쳤다. 부산소방재난본부 17일 부산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12명이 다쳤다. 부산소방재난본부

부산 북구의 한 노후 아파트에서 불이 나 주민 12명이 다쳤다. 이 아파트에는 스프링클러가 없는 탓에 초기 진화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피해가 늘었다.

17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28분 부산 북구 만덕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화재로 현재까지 이 아파트에 살던 주민 12명이 연기를 마시고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출동한 소방은 아파트 내부를 수색해 이들을 포함, 총 24명을 구조했다. 부상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소방에 따르면 불은 이 아파트 3층의 한 호실 내 거실에서 시작됐다. 소방은 신고 접수 후 약 40분 만인 이날 오후 2시 9분 불을 완전히 껐다.

소방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시설 자체적인 초기 진화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연기가 건물 상층부로 번졌고, 피해가 늘었다.

소방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불이 난 아파트에는 화재 초기 진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스프링클러는 불이 나면 열을 감지해 자동으로 물을 뿌리는 자동 소방 시설이다. 초기 진화의 골든타임인 화재 발생 후 5분 이내에 작은 불씨가 큰 불로 번지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15층 규모의 이 아파트는 37년 전인 1989년 6월 건축 허가를 받았는데, 당시에는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 사항이 아니었다.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는 1990년 7월 처음 이뤄졌다. 그나마 16층 이상 건물의 16층 이상인 층에만 적용됐다. 2005년 이후에야 11층 이상 건축물의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다. 2018년 관련법 개정으로 현재는 6층 이상 아파트 전 층에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 규정 모두 이전에 지어진 건물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부산에서는 지난해 스프링클러가 없는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지난해 7월 13일 부산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80대 어머니와 50대 아들이 숨졌다. 이 아파트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이 아파트는 2003년 2월 건축 허가를 받았는데, 15층 규모였기 때문에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그해 기장군(7월 2일)과 부산진구(6월 24일)에서도 스프링클러 없는 노후 아파트에서 불이 나 아동 4명이 숨졌다.

사고 이후 부산시와 부산소방재난본부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부산 지역 전체 아파트의 46.7%(44만 308세대)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