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라이더유니온지부 부산지회 등은 지난 16일 오전 부산경찰청 앞에서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륜차 불법 주정차에 대해 승용차와 동일하게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지난달 입법예고되며 이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커지고 있다. 라이더 측은 현실을 외면한 과도한 규제라고 반발하지만, 보행자와 운전자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맞서는 시민도 적지 않다.
민주노총 라이더유니온지부 부산지회(이하 부산지회) 등은 지난 16일 오전 부산경찰청 앞에서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이들은 “이번 개정안은 이륜차 이용 현실을 외면한 채 처벌만 앞세운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정부와 지자체는 단속에 앞서 공공시설에 충분한 이륜차 전용 주차 공간을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업무용과 일반 이용 이륜차 특성을 반영한 현실적인 주정차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위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경찰청, 국토교통부, 지자체, 이륜차 이용자,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를 구성해 근본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라이더 측은 배달 산업 특성상 이륜차 초단기 주정차는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부산지회 이상진 지회장은 “식당에서 음식을 수령하고, 고객 주거지에 배달하는 과정에서 1~5분 정도 이륜차 정차가 불가피하다”며 “배달 라이더 다수는 특수 고용 플랫폼 노동자로 기본급 없이 건당 수수료로 수익을 얻는데, 주정차 과태료가 반복될 경우 실질적 노동 소득 감소로 이어질 것이 뻔하고, 이는 사고 위험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입법예고에는 19일 오후 3시 기준 3853개의 의견이 달리며 찬반 논쟁이 이어지는 중이다. 라이더 등 생계와 관련된 이들은 이 법을 두고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찬성하는 이들은 안전을 강조한다. 아파트·상가 일대 주정차 이륜차로 인해 운전자 시야나 차량 동선이 확보되지 않아 위험한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찬성의 가장 큰 이유다. 또 도로에 주정차된 이륜차가 사라지면 차량 도로 주행도 원활해질 것이란 기대도 크다. 특히 불법 주정차를 위해 이륜차가 인도를 주행하는 상황도 줄어 보행자 안전도 크게 개선될 수 있다.
시민 이서연(37·연제구) 씨는 “이륜차도 보행자와 운전자 안전을 위협한다는 점은 자동차와 동일한데 그간 제대로 된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점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며 “안전은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인 만큼 이번 개정안이 신속하게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지난달 19일 도로교통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 핵심은 불법 주정차 이륜차에 부과하는 과태료 기준을 새롭게 마련한 것이다. 이륜차가 불법 주정차 시 △일반 지역 3만 원 △안전표지가 설치된 소방 시설 주변과 노인·장애인보호구역 6만 원 △어린이보호구역 9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또 같은 장소에서 2시간 이상 정차 또는 주차 위반 시에는 각 기준 금액에 1만 원을 가중한다. 그동안 이륜차는 과태료 부과 근거가 미비해 현장 적발이 아니면 단속이 어려웠다. 이번 개정 이후에는 일반 시민의 사진 신고와 공익 제보 등을 통해서도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된다.
글·사진=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