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촬영한 사도광산을 대표하는 아이카와 금은산에 메이지시대 이후 건설된 갱도의 모습. 연합뉴스
민족문제연구소와 연구소 부설 식민지역사박물관,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21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 회의장 인근에서 강제 동원 조선인 탄광 노동자들의 이름이 적힌 대자보를 입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이하 세계유산위)에서 일본 사도광산 의제가 다뤄질 예정으로 세계유산위원회(이하 세계유산위)가 일본 정부 측에 강제동원 등 역사 반영을 권고한 결정문 채택 여부가 논의된다.
22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일본의 사도광산 보존 문제는 세계유산 보존 상태를 다루는 의제 7B에 올라와 있다. 의제 7B는 당초 이날 오후부터 논의될 예정이었으나, 전날부터 일정이 전반적으로 밀린 탓에 늦으면 24일까지 회의 일정이 연기될 수 있다.
사도광산 의제의 핵심은 ‘전체 역사의 명확화’를 권고한 결정문 채택 여부다. 일본은 2024년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강제동원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반영하겠다고 약속했고, 우리 정부도 이를 근거로 등재에 동의했다. 그러나 조선인 노동자를 설명하는 전시 공간에 ‘강제’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등 실제 세계유산 등재 이후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계유산위 역시 사도광산에서 조선인 강제노동이 이뤄진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의 권고를 일본 정부 측에 전달했다. 세계유산위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결정문을 지난 15일 공개하며, 일본 정부 측에 이번 권고에 대한 이행보고서를 내년 12월 1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세계유산위가 사도광산의 역사 반영이 충분치 않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 정부는 일본에 사도광산 해석 및 전시에서 한국인이 참여한 노동의 강제성을 더 분명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네스코에 지속해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내용이 담긴 결정문은 세계유산위 위원국 간 이견이 없으면 합의로 채택될 전망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우리 정부와 일본 정부가 결정문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고, 별도 토론 없이 채택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채택되는 결정문은 구속력이 있지만, 권고를 따르지 않는 데 대한 불이익이 분명하지 않아 일본이 권고를 얼마나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또한 한국의 세계유산위 위원국 임기가 내년까지라 이후에는 세계유산위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올해 같지 않을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지난 16일 자국 기자회견에서 “등재 당시 결의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성실하게 대응해 왔다”고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사도광산은 에도시대(1603∼1867)에 금광으로 유명했던 곳으로 태평양전쟁이 본격화한 후에는 전쟁 물자를 확보하는 광산으로 주로 이용됐다. 식민지 조선인들이 강제 동원돼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한 역사가 있는데, 1940∼1945년 사도광산에서 노역한 조선인 수는 1519명으로 알려졌다. 사도광산은 2024년 7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46차 세계유산위에서 등재가 결정됐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