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지방분권] 부산, 안정적 세수 기반 구축 위해 ‘재정 특례’ 확보부터

입력 : 2026-07-22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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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세 비율 25%서 40%로 확대
법인세 등 국세, 지방 이양 방안
부산·경남 행정통합 특별법서 논의

지난달 9일 방탄소년단(BTS) 부산 공연을 위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BTS THE CITY 아리랑 부산 웰컴센터’에서 BTS 음악을 즐기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지난달 9일 방탄소년단(BTS) 부산 공연을 위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BTS THE CITY 아리랑 부산 웰컴센터’에서 BTS 음악을 즐기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제주특별자치도는 2013년 전후로 '입도세' 도입을 추진했다. 방문객 전체에게 일정 금액을 부과해 환경보전 재원으로 쓰겠다는 취지였지만, 국회 법률 개정은 물론 헌법 개정까지 걸릴 수 있는 사안이어서 10년 넘도록 법제화되지 못했다.

이에 제주도는 '관광진흥기여금'이라는 우회 방안을 찾았다. 입도세가 제주를 찾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 반면, 관광진흥기여금은 골프장·관광호텔·카지노 등 특정 업종을 지정해 부과하는 방식이다. 대상을 특정 품목으로 좁혔기 때문에, 국회 입법이나 헌법 개정 없이도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라는 개별 특별법 틀 안에서 해결할 수 있었다.

이 사례는 조세법률주의가 지방정부 과세 자율성을 얼마나 강하게 제한하면서도, 그 제약을 얼마나 정교하게 우회할 수 있는지를 함께 보여준다. 강원·전북특별자치도법도 개별 특별법으로 재정·규제 특례를 확보한 비슷한 구조다. 결국 지금의 지방세 구조는 특별법을 얻어낸 지역만 예외적으로 숨통이 트이는 방식에 가까워, 세원을 새로 마련할 수 있는 지역과 시도조차 어려운 지역 간 불균형이 생긴다.

강원특별자치도법, 전북특별자치도법도 비슷한 구조다. 일반 지방자치제도에는 없는 재정·규제 특례를 개별 특별법으로 확보한 경우다. 결국 지금의 지방세 구조는 모든 지방정부에 보편적인 과세 자율권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특별법을 얻어낸 지역만 예외적으로 숨통이 트이는 방식에 가깝다. 그래서 같은 지방이라도 어떤 지역은 새로운 세원을 마련할 수 있고, 어떤 지역은 아예 시도조차 하기 어려운 불균형이 생긴다.

부산은 아직 독자적인 재정 특례를 확보하지 못했다. 올해 5월까지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93만 6572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0% 늘었다. 하지만 관광객 증가를 지방재원으로 연결할 제도적 통로는 뚜렷하지 않다. 취득세와 재산세 중심의 현행 지방세 구조에서는 관광과 소비가 늘어도 지방정부 세수 증가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다. 관광도시로서의 위상은 높아지는데, 이를 재정으로 전환할 장치는 여전히 부족한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부산·경남 행정통합 특별법 논의에서는 재정 특례 확보가 핵심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통합 기본구상에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현행 7.5대 2.5 수준에서 6대 4로 대폭 조정하고, 법인세·부가가치세·양도소득세 등 주요 국세의 일부를 지방으로 이양받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는 단순히 중앙정부의 지원금을 늘려달라는 요구가 아니다. 광역 단체로 거듭날 부산·경남이 독자적이고 안정적인 재정 기반을 구축해 자기 책임 아래 지역 발전을 주도하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다.

결국 핵심은 지자체가 보편적으로 세금을 설계할 수 있는 ‘조례주의’로 갈 것인지, 아니면 개별 특별법을 통해 예외적으로 과세 자율권을 넓히는 구조에 머물 것인지에 관한 선택이다. 중앙에 의존하는 기존 재정 구조를 넘어서지 못한다면 실질적인 행정통합과 지방분권 역시 한계에 가로막힐 수밖에 없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