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임단협 파행… “파업도 불사”

입력 : 2026-07-23 13:25:36 수정 : 2026-07-23 13: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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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교섭 결렬 선언 후 중노위 조정 신청
무분규 전통 깨지나…“우리는 준비됐다”
“회사는 지주사 ATM”… 포스코홀딩스 정조준

23일 한국노총 금속노력 포스코노동조합이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회사와의 임단협 결렬을 선언하고 있다. 출처: 유튜브 포스코노동조합 23일 한국노총 금속노력 포스코노동조합이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회사와의 임단협 결렬을 선언하고 있다. 출처: 유튜브 포스코노동조합

포스코 노사가 수차례 교섭에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이 결렬됐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하고 쟁의권 확보 수순에 들어갔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23일 조합원 대상 온라인 방송을 통해 회사 최종 교섭 제시안을 공개한 뒤 교섭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 최종안에는 2026년 목표 영업이익 달성 시 기본급 1.2% 인상과 타결 시 목표 달성 격려금 200만 원 추가 지급, 10~20년 근속자 축하금 인상, 설·추석 상여금 각 100만 원 및 주유상품권 10만 원 지급 등이 담겼다.

노조의 자생안전특별위원회 신설 요구는 기존 노사 회의체 활용으로 대체됐고, 정년 연장·임금피크제 개선은 관련법 국회 통과 이후로 미뤄졌다.

노조는 이 같은 제시안이 조합원 요구에 턱없이 못 미친다고 반발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5월 교섭을 시작하면서 기본임금 7.1% 인상과 기본임금의 600%에 해당하는 일시금 지급, 명절 상여금 인상, 우리사주 지급 등 13개 항목을 담은 요구안을 사측에 보낸 바 있다.

이에 노조는 “오늘부로 2026년 단체교섭의 결렬을 선언한다”라며 “앞으로 우리는 법적 절차에 따라서 단결력과 단체 행동을 불사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특히 노조는 회사인 포스코도 ‘피해자’라며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를 정조준했다. 포스코노조 김성호 위원장은 “포스코는 어느 순간 로열티, 임대료 홀라당 다 뺏기면서 캐시카우가 되고 있다”라며 “ATM기가 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회사가 벌어들인 돈이 본원 경쟁력 강화가 아닌 다른 곳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하며, 이번 입단협 과정을 사실상 “포스코홀딩스와의 전쟁”으로 규정했다. 이런 이유로 노조는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를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하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간 “파업하고 싶은 위원장이 어디 있느냐”라면서도 “그런데 올해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제 준비가 됐고 우리는 실행할 것”이라고 말해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노조는 교섭 결렬 선언과 함께 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조정 기간은 약 10일로, 이 기간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노조는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하고 파업 등 본격적인 단체행동에 나설 수 있다. 이미 노조는 앞서 지난 8~9일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참여 조합원 92.2%의 찬성표를 확보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1968년 창사 이래 단 한 차례의 전면 파업도 발생하지 않은 대표적인 무분규 사업장이다. 노사간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파업에 이르게 되면 새 역사를 쓰게 되는 것이다.

사측은 경영 여건상 노조 요구를 전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측은 “중국발 저가 공세, 글로벌 보호무역 확산 및 유례없는 고유가·고환율·고금리의 삼중고 등 현재 경영 여건을 고려할 때 노조 요구안은 수용이 곤란하다”라며 “고용 안정과 노사간 ‘지속 가능한 미래’를 최우선 가치로 합리적 재원 범위 내 장기적 관점에서 실질적 방안 마련에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철강산업이 직면한 경영환경을 인식할 수 있도록 노조 측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합리적이고 원만한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한편, 노사 간 분쟁으로 자동차·조선·가전 등 국내외 주요 산업에 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노조는 이날 사측이 노조의 쟁의행위 돌입을 핑계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공장들에 대해 '임시폐쇄'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정말로 지역사회와 노동자들을 건드리는 행동”이라며 이런 조치가 실제 시행되면 더 강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햇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