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구 대법관이 7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 행사에서 꽃다발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흥구 대법관(63·사법연수원 22기)이 7일 퇴임하면서 대법관 2명이 동시에 공석이 되는 사태가 현실화했다. 이 대법관은 퇴임식에서 사법 3법 도입에 대해 “입법 배경에는 재판에 대한 국민들의 오래된 불만, 불신이 깔려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법관은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법원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사법 3법의) 입법 과정이 충격적이고 안타깝다”며 “법원은 앞으로 어떤 국민도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제도 전반을 점검하고 변화를 적극적으로 주도할 책무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소원과 법왜곡죄에 대해서는 “법원이나 법관의 업무 수행에 상당한 제한으로 작용하겠지만 재판을 담당하는 법관의 지위나 역할에 본질적인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외부적 환경은 법관이 흔들림 없이 자신의 재판을 함으로써 헤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법관 증원에 대해선 “대법원의 구조와 기능, 전체 법원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므로 지혜를 모아 새로운 미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집단지성의 힘으로 해답을 찾아가야 한다”고 했다. 대법관 수는 2030년까지 기존 14명에서 26명으로 늘어난다.
이 대법관 후임으로는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58·24기)가 임명 제청됐다. 김 대법관 후보자는 오는 14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오는 16일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 채택을 위한 전체 회의 이후 곧바로 국회 본회의가 열리더라도 최소 10일 동안 대법관 2명 공석 사태가 계속된다.
특히 대법원 3부는 오석준·이숙연 대법관 2명으로 줄어든다. 3부 소속이던 노경필 대법관이 지난 7월 법원행정처장을 맡아 재판 업무에서 빠진 데다 이 대법관까지 퇴임했기 때문이다.
대법관 퇴임으로 공석이 생기면 대법원은 기존 대법관이 담당하던 사건의 심리를 중단했다가, 후임 대법관이 지정되면 사건을 이어받도록 한다. 다만 피고인이 구속된 사건이나 심리불속행(재판에서 본안 심리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 기간이 임박한 사건 등 시급한 사안의 경우 다른 대법관에게 사건이 재배당된다.
소부 구성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대법원 소부는 4명으로 구성되고 최소 3명이 있어야 심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법원조직법은 ‘대법관 3명 이상으로 구성된 부(部)에서 먼저 사건을 심리해 의견이 일치한 경우에 한정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그 부에서 재판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을 비롯해 이 대법관이 주심을 맡은 사건들의 심리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청와대는 노태악 전 대법관(64·16기)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61·22기)를 대법관으로 임명하는 제청안을 반려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대법관 재제청에 관한 입장을 곧 낼 것으로 보인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