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윤용근 위원이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두고 민주당 위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본사의 부산 설치 문제를 따지기 위해 국민의힘이 추진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이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도 무산됐다. 앞서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불발된 데 이어 두 번째다. 국민의힘이 요구한 강훈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용범 전 정책실장, 김현지 제1부속실장,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 등 청와대 핵심 인사들도 증인 명단에서 빠졌다.
운영위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오는 29일 대통령비서실 등을 대상으로 하는 국정감사에 출석할 증인·참고인 명단을 채택했다. 국민의힘은 강 전 실장과 김 전 실장, 김 실장 등을 핵심 증인으로 요구했지만, 민주당이 ‘정치 공세’라며 반대하면서 최종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통합 LCC 본사 문제를 두고 청와대와의 교감 여부를 확인하겠다며 조 회장과 박 회장의 증인 채택도 함께 요구했지만, 이 역시 민주당의 반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두 사람은 앞서 지난달 30일 국토위에서도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민주당 반대로 채택되지 않았고, 대한항공·산업은행 실무진만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회의는 증인 채택에 앞서 여야의 ‘막말’ 책임 공방으로 시작됐다. 민주당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의사진행발언에서 “회의 시작 전에 김태규 의원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며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의 당직 사퇴와 운영위원 사임을 요구했다. 천 수석부대표는 ‘전두환도, 윤석열도 내란이 아니다’라는 김 의원의 발언을 두고 “실수가 아니라 명백한 의도를 갖고 이를 부정한 것”이라며 “진심 어린 사과도, 반성도 전혀 없었다. 5·18 민주유공자와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과 2차 가해는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역사와 국민 전체를 기망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국민의힘은 국감 기간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을 꺼내 들며 맞불을 놨다. 김민전 의원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에게 ‘나 같으면 자살한다’고 한 민주당 박지원 의원의 발언과, 김태규 의원을 ‘광인’ 등으로 표현한 민주당 박균택 의원의 발언을 두고 “인간으로서는 할 수 없는 패륜적 언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은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 등 소방 관련 민주당 인사들의 잇단 논란을 꺼내 들었다. 최 의원은 “부천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의 비극 앞에서도 거대 여당의 당대표와 경기도지사는 막말 논란과 특권의식으로 유가족과 국민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며 “김태규 의원을 탓하기 전에 먼저 반성하시고 입단속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증인 채택 과정에서도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국민의힘 윤용근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관저 입주 지연 의혹을 제기하며 “김혜경 여사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포문을 열자, 민주당은 “말도 안 되는 정치공세”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운영위원장인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도 “아무 혐의가 특정되지 않은 영부인을 (국감) 증인으로 부르자고 하는 건 듣도 보도 못했다”고 비판했다.
운영위는 결국 여당 주도의 표결을 거쳐 임광현 대통령비서실장과 하준경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황인권 경호처장 등을 기관증인으로 채택했다. 증인 채택안은 찬성 15표, 반대 5표로 가결됐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