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2026-06-01 14:25:20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비정규직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명절 선물 미지급 행위를 ‘차별’로 규정한 노동당국의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이 사안은 결국 사법부의 판단을 받게 됐다.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비정규직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명절 선물 미지급 행위를 ‘차별’로 규정한 노동당국의 판정에 불복해 결국 사법부의 판단을 받기로 했다. 삼성바이오가 행정심판 단계의 최종 결정인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의 재심 판정을 수용하는 대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10만 원 상당의 과일 세트로 촉발된 노사 간 공방은 본격적인 행정소송 단계로 접어들게 됐다.
1일 바이오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서울행정법원에 중노위의 차별 시정명령을 취소해달라는 취지의 ‘재심 판정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이하 인천지노위)와 중노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이 지난해 추석 정규직과 파견직 근로자에게만 10만 원 상당의 명절 과일 선물을 지급하고, 기간제 근로자를 제외한 행위를 합리적 이유가 없는 명백한 '차별'로 판단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이번 소송 제기에 대해 “노동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해당 사안이 지닌 법리적 쟁점에 대해 사법부의 명확한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측은 그간 정규직 엔지니어와 단기 계약직 샘플러 간의 업무 유사성이 낮아 법적 비교 대상이 될 수 없으며, 근로계약 체결 당시 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진 사항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회사는 계약직 근로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면서 “논란이 된 해당 근로자들에게는 이미 명절 선물을 지급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송의 법률 대리는 앞선 노동위 사건을 맡았던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계속해서 전담할 예정이다. 인천 지노위 단계에서 법무법인 태평양을 선임했던 사측은 중노위에 이어 행정소송까지 대형 로펌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법조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이 미지급 선물을 소급 지급했음에도 소송을 강행하는 배경으로 법적 선례에 따른 향후 인사·노무 관리 리스크를 차단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본다. 한 법률 전문가는 “중노위 판정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향후 사내 다른 복리후생 항목 전체로 기간제 근로자들의 차별 시정 요구가 확산하는 등 복합적인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위원회 단계가 일종의 행정적 사전 조율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서울행정법원(1심)을 시작으로 서울고등법원(2심), 대법원(3심)으로 이어지는 정식 사법부의 3심제 절차를 밟게 된다. 소송이 제기되면 양측은 법정에서 ‘동종·유사 업무’의 성격과 ‘복리후생적 금품의 시혜성’ 여부를 두고 법리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행정소송법상 소송 제기가 중노위 처분의 효력을 정지시키지 않는 ‘집행부정지 원칙’이 적용되는 만큼 확정 판결 전까지 노동당국의 차별 시정명령 효력은 그대로 유지된다. 영업이익 2조 원대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단기 계약직 차별 여부를 두고 사법부의 판단을 구하면서 법원의 판단에 노동계와 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