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이 잠금쇱니까? 아니면 이쪽이에요?』
『아마···글쎄요. 하여튼 문이 잠겨져 있찌 않은게 이상타 싶기두 했죠.』
일행은 여주인이 가져온 실의용 슬리퍼를 제각각 꿰어신고 뒤뜰로 내려섰다.
뒤뜰에는 누렇게 탈색된 겨울잔디가 깔려 있었고 조그만 연못 주위로 키작은 회양목과 검정빛 수석이 보였다.
연못속의 틀에는 얼음이 껴 있었다.
인덕은 빠른 걸음으로 연못을지나쳐 담벼락쪽으로 접근했다.
전정(前定)이 되지 않은 향나무며 잎이 다 떨어진 앙상한 유실수들이 담벼락 너머를 엿보고 있었다.
밖으로 통하는 ●문이 나 있으리라던 그의 예상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쪽문은 중학생 1학년짜리 키 높이의 나지막한 철대문이었다.
『그 이튿날 이 문이 잠겨 있던가요?』
인덕은 빗장을 벗겨 담장밖을 살핀뒤 여주인을 돌아 보았다.
『모르겠네요, 난 그런데 신경을 쓰지 않아서요.』
『어땠어요, 아주머님은?』
하고 인덕은 여종업원에게 다그쳤다. 그때 여주인이 끼어들었다.
『잠깐 기다려 보세요. 혹시 걔가 알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여주인은 그 자리를 떠난지 1분도 못 지나 젊은 남자 한 사람을 데리고 왔따. 키가 멀쑥했고 밝은 빛 와이셔츠에다 검정 양복 차림이었다.
『얜 내 조카예요···얘, 너 그날 아침에 이 문을 잠궜니? 어땠어? 혹시 문 빗장이 끌러져 있지 않던?』
그러자 여주인의 조카는 대뜸 이렇게 대꾸했다.
『난 숙모가 이걸 끌러놨을까 생각했죠. 숙모가 안 그랬어?』
『그럴리가! 내가 왜 그걸 끌러 놓겠니? 도둑 들어오라구?』
『전번에도 그런 일이 있었잖아요? 저기 슈퍼마켓에 갈때 돌아가기 귀찮다고 이걸 열고 다녀오군 하지 않았어요?』
『오오 그렇구나···하지만 그날 아침엔 너두 알다시피 난 카운터에 앉아 있었지. 그렇구나. 네가 잠근 거로구나. 헌데 왜 나한테 얘길 않았지?』
『숙모가 그랬는 줄 알았다니까요.』
(알만하다. 범인 녀석은 방안에서 여자를 교살한 뒤 밤을 이용해서 이 문을 열고 탈출해나갔지. 그렇다면?)
『그 남자가 차를 몰고 왔던 기억은 납니까?』
인덕은 여주인을 돌아보며 물었다. 여인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모텔엔 주차장이 있겠지요?』
『물론. 조오기 입구 앞쪽이에요. 아까 그리로 들어오셨잖아요?』
그러자 주인의 조카라는 젊은 사내가 끼어들었다.
『내가 봤어! 숙모, 내가 봤다니까! 이제 생각나네! 난 그날밤 2층 내방에 있었죠. 차를 몰고 왔었죠. 그날 차를 갖고 온 투숙객이 딱 둘이었는데···그 사람은 검정색 레코드를 몰고 왔던 기억이 납니다. 레코드? 아니지···외국찬가? 크라운? 글쎄.』
(크라운? 아하···이세연 일당이 프린세스 호텔에 주차시킨 승용차가 크라운이었지. 옳거니!)
朴榮漢 金恒石 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