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대학생이 미국 그랜드캐니언 여행 도중 추락사고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20일 가까이 병원에 있다 보니 병원비가 눈덩이처럼 불어 10억 원에 달했다. 가족들은 박 씨를 한국으로 이송하는 데만 2억 원이 든다고 말했다.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자 동문들이 성금을 모으며 돕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어서 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부산 동아대 수학과에 재학 중인 박준혁(25) 씨는 지난달 30일(현지일 기준) 미국 애리조나주의 그랜드캐니언을 둘러보다 추락사고를 당했다. 1년간의 캐나다 유학 생활을 마치고 현지 여행사를 통해서 그랜드캐니언 관광이 포함된 1박 2일 패키지여행 중 당한 사고였다.
가족들은 박 씨가 발을 헛디뎌 마더포인트와 야바파이 포인트를 연결하는 사우스림 트레일 아래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현재 박 씨는 미국 애리조나 주의 한 병원에서 양다리와 폐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 중
이다. 사고가 나지 않았다면 박 씨는 사고 바로 다음 날 한국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었다.
사고 소식을 듣고 가족들은 이달 초 미국으로 날아가 박 씨를 간호하고 있다. 가족들은 사고 책임을 두고는 여행사와 공방을 벌이는 중이다. 여행사는 박 씨가 가이드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셀카를 찍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박 씨 가족들은 평소 신중한 박 씨의 성격상 가이드 지도를 따르지 않고 행동했을 가능성이 낮다고 이야기했다. 사고 책임에 대해서는 애리조나 주 연방 경찰이 조사 중이다.
사고 책임 공방과는 별개로 병원비와 이송비로 가족들은 힘겨운 날을 보내고 있다. 20일 넘게 병원에 있다 보니 병원비가 눈덩이처럼 불어 10억 원에 달하고, 박 씨를 한국으로 이송하는 데만 2억 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의 어머니 이 모(50) 씨는 "내년에 준혁이가 복학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10억이 적은 돈도 아니고 막막하다"고 울먹였다.
이같은 비보에 박 씨가 재학 중인 같은 과 동기들과 교수들은 지난 4일 십시일반 모아 300만 원 정도를 박씨의 가족에게 보내기도 했다. 박 씨와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다는 친구 김 모(25) 씨는 "사람들이 준혁이에게 많은 관심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 박 씨 사연은 지난 17일에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오기도 했다. 22일 오전 기준 약 1만 1000명이 넘게 서명한 상태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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