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해양항만업계가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콜드체인 물류산업’을 확대해 항만-공항-철도의 ‘트라이 포트 물류 중추도시’로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신석현 동명대 항만물류시스템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항해항만학회 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신 교수는 논문에서 “부산은 항만이라는 화두에서 지금까지 해양과 육상 물류 연관산업으로 성장해왔다. 향후 가덕신공항의 건설로 부산은 항공물류를 포함하는 동북아 메가 물류 중추도시를 지향하는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면서 “부산의 강점인 국내 최대의 수산물 유통 중심도시를 활용해 농수산 물류 부분을 통합하는 콜드체인 물류 산업의 확대를 통해 부산이 명실상부한 콜드체인 클러스터 물류 허브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신석현 동명대 교수 논문 게재
미래 먹거리 산업 육성 주장
코로나 이후 콜드체인 급부상
‘유엔조달시장’ 적극 진출해야
콜드체인(cold chain)은 온도 민간 상품의 운송과 보온 또는 냉장으로 처리한 패키징과 운송품의 안전성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최근 코로나19의 백신 수송과 보관 과정을 통해 이에 대한 관심이 급부상했다. 콜드체인의 대상 품목은 농축수산물, 식료품, 의약품, 바이오, 반도체, 정밀제품 등 매우 광범위하다.
신 교수는 “콜드체인의 범위는 식료품에만 한정되지 않고 의약품,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는 등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출현은 이 같은 니즈를 더욱 가속화시켰고 의약품, 방역물품, 백신과 같은 제품에 대한 수요를 고려해 콜드체인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의 콜드체인 물류 트렌드를 보면, 수도권은 소비자 중심의 시장이 형성돼 저온창고 건설이 증가하는 반면, 기존의 냉동·냉장·상온 창고는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며 “수산물 유통·생산자 시장의 형태로 부산 특성에 걸맞는 콜드체인 물류 산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신 교수는 “국내에도 콜드체인 산업과 관련해 중앙부처와 지자체의 서비스 영역별 전담부처 신설이 필요하다. 전문기업 육성과 콜드체인 기술 표준화를 위한 부산지역의 지·산·학 협의체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그는 콜드체인 산업의 활성화 방안으로 ‘UN조달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방안을 꼽았다. 유엔조달 물류시장은 침체돼 있는 지역 물류기업들에게 블루오션으로, 중소물류기업이라도 누구나 문을 두드릴 수 있을 정도로 진입장벽이 없고, 대금 지급도 보장돼 있는 안정적인 시장이다. 유엔조달시장 규모는 약 3조 2000억 원에 달한다. 국내 물류기업의 진출 사례로는 2013년 부산 소재 국제물류주선업체인 (주)우주해운항공이 유엔조달본부에서 발주하는 운송 입찰에 참여해 부산항을 출발, 아프리카 수단까지 유엔 발주 장비를 운송하기도 했다.
신 교수는 “부산의 물류기업이 국내 콜드체인 산업의 유엔조달시장 진출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유엔조달시장에서도 콜드체인 시장은 저개발 국가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틈새시장인 유엔조달시장 진출에 도전해볼 만 하다”고 강조했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