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시간 만에 초진… 부산 미군 부대 55보급창 잔불 정리 중

입력 : 2024-10-25 08:52:42 수정 : 2024-10-25 09: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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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소방 대응 2단계로 격상
불길 잡힌 25일 1단계도 해제
냉동창고서 불, 인명 피해 없어

25일 오전 8시 37분께 부산 동구 범일동 미군부대 55보급창 모습. 전날 화재 이후 초진 단계에 접어들면서 잔불을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청 도시교통정보센터(UTIC) CCTV 화면 25일 오전 8시 37분께 부산 동구 범일동 미군부대 55보급창 모습. 전날 화재 이후 초진 단계에 접어들면서 잔불을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청 도시교통정보센터(UTIC) CCTV 화면
24일 오후 화재가 난 부산 동구 범일동 미군부대 55보급창 냉동창고. 경찰청 도시교통정보센터(UTIC) CCTV 화면 24일 오후 화재가 난 부산 동구 범일동 미군부대 55보급창 냉동창고. 경찰청 도시교통정보센터(UTIC) CCTV 화면

부산 미군 부대 시설인 55보급창 화재가 약 13시간 만에 초진 단계에 접어들었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냉동 창고에서 시작된 불이 한밤중에도 지속되면서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25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4분께 동구 범일동 주한미군 55보급창 화재가 초진 단계에 들어갔다. 화재 신고가 접수된 지 약 13시간 만이다.

앞서 소방 당국은 대응 단계를 높이며 진화 작업에 나섰다. 결국 25일 오전 6시 34분께 1단계 대응도 해제됐고, 잔불 정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55보급창 화재는 전날 오후 6시 31분께 시작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배관 공사가 이어진 냉동창고 건물에서 불이 났고, 내부에 건축 자재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부들은 이날 오후 5시께 퇴근해 현장엔 아무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오후 부산 동구 범일동 미군부대 55보급창에서 불이 나 부산소방본부가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변은샘 기자 iamsam@ 24일 오후 부산 동구 범일동 미군부대 55보급창에서 불이 나 부산소방본부가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변은샘 기자 iamsam@

소방 당국은 화재 초기인 오후 6시 53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가 약 1시간 뒤인 오후 7시 55분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대응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고, 대응 2단계는 인접한 5∼6곳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소방 당국은 미군 부대 내 소방 인력과 공조해 진화 작업에 나섰다.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서 펌프·물탱크 등 장비 51대와 소방관 등 163명, 미군 부대에선 소방차 3대와 11명을 투입했다.

불이 난 창고에는 우레탄과 고무 등 가연성 물질이 많아 진화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 관계자는 “면적이 큰 냉동창고에서 불이 나 주변 다른 시설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차단 작업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은 연기와 재 등으로 불편을 호소했다. 화재 현장 맞은편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김민지(33) 씨는 24일 “집 안에 연기와 재가 들어와서 밖으로 나왔다”며 “화재 초기에는 팡팡 터지는 소리가 나고 얼굴에 열기가 느껴질 만큼 불길이 컸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 김 모(38) 씨는 “안내 문자가 와서 일단 아이들과 집 밖으로 내려왔다”며 “집 안 상황이 어떤지는 아직 확인을 못 해 올라가 보려 한다”고 말했다.

24일 오후 부산 동구 범일동 55보급창에서 불이 나 부산소방본부가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변은샘 기자 iamsam@ 24일 오후 부산 동구 범일동 55보급창에서 불이 나 부산소방본부가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변은샘 기자 iamsam@

지자체 안전 안내 문자가 이어지며 서둘러 화재 현장 인근 자택을 찾아온 시민도 있었다. 24일 강채원(22·사상구) 씨는 “화재 현장 맞은편이 오빠 집인데 연기와 재가 들어올 것 같아 열어둔 창문을 닫아주러 급히 왔다”며 “처음에는 불길이 거세더니 좀 잦아든 것 같다”고 했다.

부산시는 화재 이후 동구, 중구, 서구, 영도구, 남구 등에 연기와 분진 등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하는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55보급창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군 군수 물자를 보관하기 위해 부산항 근처에 21만 7755㎡ 규모로 만들어졌다. 해방 뒤 미군이 55보급창을 인수해 보급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55보급창 주변에는 북항 재개발 지역,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부산역, 문현금융단지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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