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공판이 25일 열린다.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에서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를 받으면서 높아진 ‘이재명 사법 리스크’가 두 번째 고비를 맞는 모습이다. 이 대표가 위증교사 사건에서도 유죄를 선고 받을 경우 대권 도전은 물론 당 지도체제 유지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무죄가 선고될 경우 반전의 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2019년 2월 자신의 허위 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서 고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비서 출신인 김진성 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거짓 증언을 요구했다고 지목된 시기는 그가 2018년 경기도지사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른바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한 질문에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는 취지로 대답했다는 등의 이유로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받던 때였다. 이 대표는 김 씨에게 전화해 자신의 토론회 발언을 뒷받침할 수 있는 허위 증언을 해 달라고 요청한 혐의를 받는다.
위증교사 사건과 관련, 이 대표는 “기억나는 대로, 있는 그대로 말해 달라”고 했을 뿐 위증을 교사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믿을 수 없는 사람에게 위증을 부탁할 리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검찰은 이 대표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3년은 위증·위증교사 범죄에 대한 대법원 양형 기준상 최대치다. 검찰은 앞서 지난 15일 선고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결심에서도 양형 기준상 최대인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다.
검찰은 위증교사 사건에서 이 대표가 “‘오래돼 기억이 안 난다’는 김 씨에게 자신의 일방적인 주장인 ‘협의’라는 것이 실제 존재했던 것처럼 ‘주입’하며 증언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위증교사 사건에서 만약 이 대표가 허위 증언을 요구한 것이 인정될 경우 위증교사의 고의성이 있다고 볼 것인지도 쟁점 중 하나다. 거짓인 줄 알면서 고의로 김 씨에게 허위 진술을 요청했다는 점이 증명돼야 한다. 이번 사건은 김 씨가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위증 혐의를 인정하면서 이 대표의 유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 대표가 위증교사 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판결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이 대표로서는 피선거권 박탈형이 두 번 연속 선고되는 셈이다. 이 경우 이 대표는 물론 민주당도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와 ‘연대해서 함께 재판 받는 심정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친명(친이재명)계가 장악한 민주당 지도부는 위증교사 사건에서 금고형 이상이 나와도 ‘이재명 체제’를 유지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이 대표의 리더십과 차기 대권 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성 친명계를 중심으로 대통령 탄핵이나 임기 단축 개헌 등 정권 퇴진 운동을 더 거세게 밀어붙일 수 있지만 그 동력이 얼마나 확보될지도 미지수다.
반면, 이 대표가 위증교사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 받을 경우 정치적으로 극적인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공직선거법 1심 선고로 안게 됐던 사법 리스크 부담을 덜고, 여권을 향해 반격을 시도할 수 있게 된다. 이 대표는 자신의 정책 표어인 ‘먹사니즘’을 앞세워 중도 확장에 나서는 등 ‘대권 행보’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