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매각 절차가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진행한 입찰에 일부 시행사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매각으로 이어질지에 지역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매각 시엔 폐점 수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매각 주관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와 컬리어스코리아가 최근 진행한 입찰에 부산·경남 지역 시행사와 자산운용사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인수 희망가로 2000억 원 중반에서 3000억 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중으로 인수 후보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고, 롯데 내부에도 보고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 주관사는 입찰에 앞서 시행사를 위주로 마케팅을 펼쳐온 것으로 전해졌다. 시행사가 최종 인수할 경우 점포 폐점 후 개발로 진행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역 부동산 업계를 중심으로는 실제 매각이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란 반응도 나오고 있다.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의 현재 지구단위계획 용도가 판매·영업시설, 문화·집회시설로 제한된 만큼, 개발할 수 있는 폭이 상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롯데쇼핑이 센텀시티점의 지구단위계획 용도에 실내체육시설과 오피스 등을 채울 수 있도록 용도 변경 신청을 했으나, 이 신청은 아직까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만일 일부라도 주거 등 용도로 변경이 된다면 사업성이 대폭 높아질 수는 있겠지만, 특혜 논란에 휩싸일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을 점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용도가 판매시설로 제한적이다 보니 시행사 입장에서는 크게 매력적인 매물은 아닐 수 있다”면서 “용도를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시설 등으로 변경하는 것은 상당한 특혜 소지가 있는 만큼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 후 롯데백화점이 센텀시티점을 임차해 운영하는 ‘세일 앤드 리스백’의 가능성도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은 신세계 센텀시티와 맞닿아 있는 탓에 수년간 매출 타격을 겪었다. 롯데백화점이 운영하는 32개 점포 중 매출 순위도 29위로 하위를 기록하는 만큼, 점포 효율화 차원에서 계속 운영하기보다는 폐점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센텀시티점 폐점 후 롯데몰 동부산점에 더 집중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데다, 최근들어 백화점이나 아웃렛, 쇼핑몰 등의 업태 구분이 무의미해진 만큼 ‘선택과 집중’을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백화점 측은 여전히 센텀시티점 매각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입찰 참여자가 있다고 해서 매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매각주관사를 선정해 시장 상황을 살피고 있는 정도이며, 그 외의 추가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이 센텀시티점 매각을 계기로 비효율 점포 정리에 속도를 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롯데쇼핑은 매출이 부진한 점포를 대상으로 매각과 폐점 등 자산효율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유동성 위기설’ 등에 휩싸인 롯데그룹은 28일 조기 인사를 단행하고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