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문제 등으로 시공사와 결별 수순을 밟던 부산 해운대구의 우동 삼호가든(우동1구역) 재건축 조합(부산일보 11월 11일 자 14면 보도)이 시공사 해지 여부를 두고 총회를 열었다. 찬성표를 던진 조합원이 과반을 겨우 넘긴 했으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아 사업 추진에 난관이 예상된다.
1일 지역 정비업계에 따르면 우동1구역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30일 부산디자인진흥원 이벤트홀에서 임시총회를 열어 ‘우선협상대상자인 DL이앤씨 선정 무효·취소의 건’을 두고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총회 결과 전체 조합원 969명 중에 찬성 486표, 반대 464표, 무효·기권 19표로 찬성 의견이 반대보다 22표 더 많았다.
우동1구역 김영찬 조합장은 “찬성표가 근소하게 많기는 했지만, 조합이 시공사에 선정 무효 통보를 해줘야 효력이 발생한다”며 “오는 15일까지 DL이앤씨의 최종 제안을 받아본 뒤 무효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감재나 일부 계약 조항 등 여러 갈등 요인이 있지만 핵심은 공사비 인상 폭에 있다. 2021년 조합이 DL이앤씨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때 시공사 측은 평(3.3㎡)당 609만 원의 공사비를 제안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 등을 반영해 공사비를 재산정해야 하지만, DL이앤씨가 공사비를 통보해주지 않아 그간 협상이 진전되지 않았다는 게 조합 측 주장이다. DL이앤씨는 이번 총회 하루 전날인 지난달 29일 평당 848만 원의 공사비를 조합 측에 제시했다.
삼호가든은 부산의 대표 부촌인 해운대구 우동에서 최초로 추진됐던 재건축 사업으로, 사업 초기부터 투자자들과 1군 건설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시공사 선정 당시 DL이앤씨는 그동안 서울 한강 인근 아파트에만 적용했던 자사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지방 최초로 삼호가든에 도입하며 화제를 모았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