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새 원내대표가 12일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5선의 권성동 의원과 친한(친한동훈)계의 지원을 받는 4선의 김태호 의원 간 경선을 통해 결정된다. 이번 경선 결과는 그 이틀 뒤인 14일 윤석열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에 대한 소속 의원들의 표심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이번 대결의 관건은 친윤계가 수적 우위 상황에서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친윤 핵심이 원내 사령탑을 또 맡는 게 적절하냐’는 비판론에 대해 소속 의원들이 얼마나 반응할지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황이 수습되는 대로 바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원내대표 임기는 원래 1년이지만 탄핵 정국에서 당을 수습할 기간 정도만 원내대표를 맡겠다는 것이다. 권 의원을 비롯한 친윤계는 윤 대통령 탄핵에도 한 대표의 ‘조기 퇴진’ 시나리오에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권 의원의 ‘수습’ 의미는 당의 ‘탄핵 반대’ 대오를 유지하면서 임기 단축 개헌 등을 통해 일단 차기 대선까지 시간을 버는 쪽으로 당을 이끌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면 김 의원은 이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참여 여부와 관련해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당론을 통해 본회의장에서 자유 의지를 갖고 투표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될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벚꽃 대선’을 언급하면서 “탄핵보다 더 빠른 조기 대선이 우리 국민의 뜻과 지금의 혼란을 막는 길”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이 하야 의사를 보이지 않을 경우, 2차 탄핵안 표결은 자유 투표에 맡기겠다는 의미다.
현재까지 당내 기류는 권 의원 쪽이 유리해 보인다. 1차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된 지난 7일 권 의원이 의원총회에서 사퇴한 추경호 원내대표의 재신임을 추진할 당시 78명 재석 의원 중 73명이 찬성했다. 국민의힘 의원 상당수는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탄핵 불가피론’이 점차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데다, 친윤 핵심인 권 의원이 계엄 사태 이후 당 주도권을 쥐고 나가는 게 맞느냐는 비판도 만만찮다. 친한계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최근 용산과 친윤들의 움직임을 보면 한동훈을 축출하려는 시도를 아주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며 “친윤 핵심으로 세상이 다 아는데 원내대표로 나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느냐”고 권 의원을 직격했다. 반면 친윤계는 “위기 상황에서 권 의원의 협상력과 추진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