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선’ 국면 본격화되나…야 ‘원톱’ 이재명에 여 ‘대항마’는 누구

입력 : 2025-01-15 17:26:28 수정 : 2025-01-15 17: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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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체포 이후 여야 시선 조기 대선으로 급속 전환 전망
민주당 이재명 독주에 후보군 넓은 여권 경쟁이 최대 변수
보수 표심 현재 ‘강성’으로 쏠렸지만 결국 ‘이기는 후보’가 관건
야권은 이 대표 선거법 2심 재판 결과에 시선 쏠려 있어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둘러싼 찬반 대립으로 들끓었던 정국이 15일 윤 대통령의 체포로 변곡점을 맞았다. “끝까지 싸우겠다”며 여권의 대국민 여론전을 사실상 이끌었던 윤 대통령이 구금 상태가 되면서 그 영향력이 크게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여야의 시선도 ‘조기 대선’으로 급격히 옮겨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탄핵심판에 속도를 내는 헌법재판소가 두 명의 헌법재판관이 퇴임하는 4월 전에 ‘인용’ 결론을 낼 경우, 대선은 이르면 5~6월에 열릴 수도 있다.

현재 상태에서 여야 각 당의 대선 경쟁 구도는 크게 갈린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이재명 대표가 유력 대선주자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사실상 경쟁자가 없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반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출마 자원이 넘쳐난다. 이미 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출마를 시사했고, 여기에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도 출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범보수 진영으로 넒히면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출마 의사를 굳혔다. 이들 여권 주자들의 경우,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기준으로 두 갈래로 나뉜다. 홍 시장이 강력한 ‘탄핵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당 내부에서도 가장 ‘오른쪽’에 자리매김한 반면, 안 의원과 유 전 의원은 그 대척점에 서 있고, 오 시장과 한 전 대표는 그 중간쯤 위치해 있다는 게 여권 내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현 시점에서 보수 지지층 표심은 윤 대통령 체포에 대한 반발, 여기에 민주당 이 대표의 대선 승리 가능성에 대한 반감이 상승 작용을 일으키면서 ‘강성 후보’ 쪽으로 상당히 쏠려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장래 대통령감’ 질문에 강경 보수 성향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8%로 이재명 대표(32%)에 이어 전체 2위, 보수 진영 1위를 차지한 것이 단적인 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민주당 이 대표가 극히 유리한 형국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리서치뷰가 KPI뉴스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이 대표, 오 시장, 개혁신당 이 의원의 가상 3자 대결에서 이 대표는 48.2%, 오 시장 23.2%, 이 의원은 4.8%를 기록했고, 오 시장 대신 국민의힘 후보를 홍 시장으로 바꿔도 이 대표 48.0%, 홍 시장 25.2%, 이 의원 4.8%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후보를 한 전 대표와 유 전 의원으로 붙이면 이 대표와의 격차는 오히려 더 커졌다. 물론 이 대표는 국민의힘 주자 4명을 여유있게 제쳤지만, 과반 지지를 얻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현재는 윤 대통령 수호를 외치는 목소리가 보수 여론을 주도하고 있지만, 조기 대선 국면이 본격화되면 자연스럽게 중도층을 아우를 수 있는 후보로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윤 대통령 구속이 결정되는 순간 여권 분위기는 크게 바뀔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보수 표심의 목적지는 ‘이재명을 이길 후보’에 다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당 경선이 ‘강성 보수 후보’와 ‘중도 확장 후보’의 대결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당심과 민심의 비율을 정하는 경선 룰, 여기에 보수·중도 ‘빅텐트’ 구성 여부가 조기 대선의 향배를 가를 중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민주당의 경우, 이 대표의 ‘재판 리스크’가 대선 가도의 최대 암초다. 3월 내로 예상되는 공직선거법 2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형이 나올 경우, 야권 내부의 동요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체적으로는 최종심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면 당을 완전히 장악한 이 대표의 출마를 막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이는 국민의힘 내부 경쟁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구금되면서 설 전후로 여론 시장이 완전히 새 프레임으로 짜여질 것”이라며 “‘내란 사태’에 대한 여권 책임론과 민주당과 이 대표의 각종 ‘폭주’에 대한 책임론을 쟁점으로 한 대선 논쟁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용된 두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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