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단일화, 보수는 삐걱… 부산교육감 선거 새 국면

입력 : 2025-03-11 18: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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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정인 예비 후보, 중도 사퇴 선언
진보 진영 김석준으로 단일화 성사
단일 후보 안 내면 보수표 분산
정승윤·최윤홍 막판 합의 ‘촉각’

부산시교육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시교육청 전경. 부산일보DB

4·2 부산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중도진보 진영이 김석준 전 부산교육감 단독 구도로 확정됐다. 기존 보수·진보 2 대 2 구도에서 단일 대오로 나선 진보 진영으로 판세가 요동친다. 이에 후보가 둘로 나뉜 중도보수 진영도 선거 막판 극적 단일화를 이뤄 보수·진보 양자 대결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차정인 예비 후보는 11일 오후 3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교육감 재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차 예비 후보는 “우리나라의 경쟁 교육 체제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미래 교육 도시 부산‘을 실현하고자 출마를 결심했다. 하지만 이 엄중한 시기에 부울경 민심을 보여줄 광역 선거를 진보 진영의 분열 속에 치를 수는 없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김석준 후보의 승리를 기원한다. 부산 교육의 퇴행을 막기 위해 반드시 승리해 달라”고 덧붙였다.

중도진보인 차 예비 후보의 사퇴로 내달 2일 부산교육감 재선거에서 진보 진영은 김석준 예비 후보 단독 출마로 정리됐다. 기존 보수·진보 2 대 2 구도에서 사실상 ‘단일화 효과’를 본 김 후보 측의 판세가 유리하게 흘러가는 분위기다. 김 후보는 앞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교육 정책 등 중도층을 겨냥한 선거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중도보수 진영에서도 선거 막판 단일화가 이뤄지며 보수·진보 양자 대결이 성사될지 지역 안팎에서 관심이 쏠린다. 현재 중도보수 후보는 정승윤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과 최윤홍 전 부산교육감 권한대행 등 2명이다. 지난 9일 부산시 중도·보수 교육감 단일화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는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박수종·박종필·전영근·정승윤 4명의 예비 후보 중 가장 득표율이 높았던 정승윤 예비 후보를 중도보수 단일 후보로 확정했다. 하지만 단일화 과정에서 제외된 최윤홍 예비 후보는 같은 날 선거 사무소를 개소하며 별도 출마 의사를 밝혔다.

선거가 막바지로 치달을수록 결국 보수 진영도 단일 구도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가뜩이나 부산시교육감을 8년 역임한 김석준 예비 후보의 인지도가 더 높은 상황에서, ‘단일화 실패는 곧 필패’라는 보수 진영의 위기감이 후보들을 더 압박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윤석열 대통령 석방에 이어 헌법재판소 탄핵 선고가 다가오며 보수세가 결집하고 있지만, 단일화 없이는 이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보수 단일화가 극적으로 이뤄질 경우 선거 판세가 막판까지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단일화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최윤홍 예비 후보는 “13일 오후에 부산교육감 재선거 본 후보에 등록할 것”이라며 ‘완주’ 의사를 밝히면서도 “지난 9일 정승윤 후보에게 제안했던 대로 단일화 입장은 같다”고 여지를 남겼다.

부산교육감 재선거 본 후보 등록은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하지만 단일화의 실제 ‘데드라인’은 투표지 인쇄가 시작되는 이달 중하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의 한 교육계 관계자는 "본 후보로 등록한 뒤에도 투표지 인쇄 전에만 사퇴하면 이름 옆에 '사퇴'가 표시된다. 결국 투표지 인쇄 전까지 양자 대결 여부가 확정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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