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 엑스포 가 보니] “K팝과 기술의 감동적 만남”… 세계인 유혹하는 한국관

입력 : 2025-04-17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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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규모 축구장 217개 크기
원형 목조 ‘그랜드 링’ 압도적
한국관 개막 나흘 만에 1만 명
대형 LED 스크린 시선 독차지
日 건담관 17m 조형물도 인기

지난 13일 개막한 오사카 엑스포에서 한국관은 한류 열풍에 힘입어 인기 전시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지난 13일 개막한 오사카 엑스포에서 한국관은 한류 열풍에 힘입어 인기 전시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프리티 쿨(pretty cool)”. 일본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 개막 4일째인 지난 16일, 한국관을 관람하고 나온 20대 미국인은 “AI, 기술, 음악이 어우러진 K팝이었다. 한국관에서 기대한 모든 게 담겨 있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지난 13일 개막한 오사카 엑스포는 ‘생명이 빛나는 미래 사회 디자인’을 주제로 오는 10월 13일까지 열린다. 인공섬 유메시마에 건립된 엑스포 전시장에 다가가면 가장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압도적인 크기의 원형 목조 건축물 ‘그랜드 링’이다. 높이 20m에 둘레 2km에 달하며, 세계 최대 목조 건축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못을 쓰지 않는 일본 전통 건축 기법을 썼다. 그랜드 링이 전시관들을 감싸고 있는 형태라, 원형 루트를 따라 걷다가 원하는 전시관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전체 전시장 규모는 축구장 217개에 달하는 155ha다. 총 158개국이 참가해 자국의 미래 비전을 담은 전시관을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한국관은 K팝을 중심으로 한 한류 열풍에 힘입어 인기 전시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최대 100명까지 동시 입장이 가능해 대기 시간이 짧은 점도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엑스포 흥행 실패 우려가 큰 가운데서도 개막 이후 4일 만에 누적 관람객 1만 명을 넘어섰다.

한국관 외벽에는 가로 27m, 세로 10m에 이르는 초대형 LED 스크린이 설치돼 관람객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현장에서 만난 한국관 전시총감독인 고주원 서울예술대 교수는 “대형 화면의 영상을 통해 언제나 역동적인 한국인 기질을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사카 엑스포를 상징하는 원형 목조 건축물인 ‘그랜드 링’. 오사카 엑스포를 상징하는 원형 목조 건축물인 ‘그랜드 링’.
사우디아라비아관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선 관람객들. 사우디아라비아관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선 관람객들.

한국관은 총 3개로 구성돼 있으며, 20분간의 짧지만 강렬한 경험을 제공한다. 1관은 관람객들이 직접 녹음한 목소리가 음악으로 변환되는 공간이다.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세계 각국의 언어로 전시관에 쏟아지고, 음소가 음악으로 변환되면서 132개의 조명과 함께 쇼 공간으로 바뀐다. 관람객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들으며 웃거나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등 생생한 반응을 보였다. 2관은 한국의 수소 에너지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이 내쉬는 숨에 포함된 산소가 수소 연료와 만나 화학 반응을 일으켜서 물이 생성되고, 또 그것으로 생명을 회복시키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하이라이트는 3관이다. 할아버지의 미완성 곡을 손녀가 K팝으로 완성해 미래로 이어 간다는 스토리다. 고 전시총감독은 “세대와 세대를 이어서 또 다른 시대를 연결하는 메시지에 많은 분이 감동하고 좋은 평가를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 반다이남코의 건담관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요코하마에 전시됐던 높이 약 17m의 건담 실물 크기 조형물을 해체해 이곳에 재조립했다. 건담관을 찾은 한국인 관람객은 “아이들이 많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오히려 나이 든 남성 관람객이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미국, 프랑스,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등 인기 전시관에는 평일 오후인데도 긴 대기 행렬이 늘어서 있었다. 인디아, 베트남, 브라질관 등 6개 관은 공사가 지연돼 아직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줄 서지 않는 박람회’를 표방하는 이번 엑스포를 편하게 즐기려면 예약을 하고 가는 게 좋다. 예약하지 않으면 인기관은 아예 관람할 수 없거나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한다. 관심 있는 국가의 전시관부터, 체험 중심을 원하면 일본 기업관, 먹거리를 맛보고 싶다면 유럽관을 우선 공략하는 것이 좋다. 입장권은 일일권, 다중 입장권, 평일 오후권, 야간권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성인 기준으로 1일권 7500엔이다.

글=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사진=김보경 PD harufor@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 김보경 PD harufo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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