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21대 대통령 선거를 열흘여 앞둔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대선 레이스가 후반부를 향해가면서 지지층 결집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노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인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을 기렸다. 이 후보는 김경수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등과 함께 묵념한 뒤, 단독으로 노 전 대통령 비석인 너럭바위에 헌화했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는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어 방명록에 ‘사람 사는 세상의 꿈.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진짜 대한민국으로 완성하겠습니다’고 적었다.
이 후보는 봉하마을 방문에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기득권에 맞서고 편견의 벽 앞에서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노무현의 꿈, 지역주의의 산을 넘고 특권과 반칙의 바위를 지나 민주주의라는 바다를 향해 나아간 큰 꿈, 이제 감히 제가 그 강물의 여정을 이으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의 안위보다 정의를, 타협보다 원칙을 고집했던 노 대통령의 길이 제 길이 됐다”며 “오늘의 절망을 딛고 내일의 희망을 일구어 나가겠다. 강물은 끝내 바다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이 후보가 전날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을 찾아 노무현, 문재인 멘토인 송기인 신부를 만난 데 이어 이날은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면서 친노(친노무현), 친문(친문재인) 지지층 결집을 겨냥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한 이번 경남행을 계기로 ‘민주 정부’를 계승하는 정통성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는 최근 부산·울산·경남(PK)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이상 기류를 보이는 것과 관련 있어 보인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0~2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12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무선 자동응답,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P))한 결과, 전주까지 PK에서 우세를 보여 온 이재명 후보는 한 주 만에 부울경에서 14.7%P 하락한 34.4%를 기록했으며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14.2%P 오른 53.6%로 집계됐다. 대선 레이스 초반 노무현, 문재인 본산인 PK에서도 앞서나가던 이 후보가 김 후보에 역전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한편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