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취임 일주일을 맞은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거래소에 방문해 주식시장 불공정 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코스피 5000 시대’를 천명한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개선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이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를 방문,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으로 취임 이후 5.81% 급등한 코스피 지수를 언급하면서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여러 개선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코스피는 3년여 만에 2900선을 넘은 2907.04로 장을 마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질서를 확립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너무 불공평하고 불투명하고, 다른 나라가 보면 ‘저 시장을 어떻게 믿나’ 이렇게 생각한다. 시장의 불투명성을 해소하고, 최소한 완화하는 게 제일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신종 수법에 대응해 주식 불공정거래를 조속히 적발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신속한 조사를 위해 조직과 인력을 확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하고 부당이득에 과징금을 물려 환수하는 등 불공정거래 행위자를 엄벌할 예정이라고 강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현장 간담회에서 “주가지수 5000 시대를 활짝 열어가자”며 주식시장 활성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이 주식 투자를 통해 중간 배당도 받고 생활비도 벌 수 있게, 부동산에 버금가는 대체 투자 수단으로 만들면 기업의 자본 조달도 쉬울 것이고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선순환될 것”이라며 “그 핵심 축에 증권시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한국 주식시장을) 다 바꿔서 투자할 만한, 길게 보면 괜찮은 시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인 이 대통령은 스스로를 ‘아주 오래된 휴면 개미’라고 소개하며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 선물·옵션 등 복잡한 금융상품에 투자했다가 크게 손해를 본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법안은 배당 성향이 35% 이상인 상장법인의 배당소득에 별도 세율을 적용하는 게 골자다. 이 대통령은 “그런 것을 포함해 정상적으로 배당을 잘하는 경우 조세 재정에도 크게 타격을 주지 않는 정도라면 (세율을) 내려서 많이 배당하는 것이 좋겠다”며 “가능한 방법을 많이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