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읍 결국 불출마… 또 계파 대결로 흐르는 국힘 원대 선거

입력 : 2025-06-12 17:18:34 수정 : 2025-06-12 17: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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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색 없고, 대여 투쟁력, 정책 전문성 등 적임자 호평 불구
당내 모임 등서 친윤-친한 화합 의지 없이 적대감 표출에 실망
결국 구 주류 송언석, 친한동훈 김성원 출마로 계파 대결 양상
부산 중진 역할론 속 4선 이헌승 막판 고심 중 최종 결심 주목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부산 4선의 김도읍(강서) 의원의 불출마로 결국 구 주류(친윤석열계)-친한(친한동훈) 계파 대결로 전개될 분위기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 당 개혁안을 둘러싼 당내 갈등도 좀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6·3 대선 패배 열흘이 지나도록 쇄신은 첫걸음도 떼지 못한 채 당이 깊은 수렁으로 빠지는 양상이다.

김 의원은 12일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며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김 의원은 당내 계파에서 자유롭고, 법사위원장 시절 대여 전투력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정책위의장 등 원내 경험이 풍부해 당 분열을 수습하면서 대여 정책 대결을 벌일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 받았다. 친한계는 물론 구 주류측도 적지 않은 의원들이 김 의원의 출마를 강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전날까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던 김 의원은 이날 결국 출마를 접었는데, 도무지 접점을 찾기 어려운 계파 갈등이 배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의원은 얼마 전 참석한 당 소속 의원 모임에서 일부 영남권 중진들이 김용태 쇄신안을 거칠게 비판하면서 친한계에 대해서도 ‘정 안 되면 우리끼리 가면 된다’는 언급까지 한 데 대해 상당히 낙담했다고 한다. 김 의원 측 인사는 “소수 야당 원내대표로서 처할 어려움에 대한 고민보다는 이토록 심각한 내부 분열 상황에서 차기 원내대표가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수도권 3선’ 김성원 의원과 ‘TK 3선’ 송언석 의원이 12일 나란히 출마 선언을 하면서 원내대표 경선 레이스는 시작됐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한동훈 전 대표 캠프에 합류한 바 있고, 영남 중진인 송 의원은 구 주류 측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번 원내대표 선거 역시 지역·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흐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두 의원은 계파 갈등 우려를 의식한 듯 이날 출마 회견에서 “특정 계파를 위해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두 후보는 김 비대위원장의 ‘5대 개혁안’에 대해 온도 차를 드러내면서 계파별로 갈린 입장을 대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의원은 “(개혁안의) 실행과정에서 절차나 파장은 좀 더 세심히 보면서 (변화를) 만들어 가야 하지 않겠나”라며 개혁 방향에는 동의하되 방법론에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반면 송 의원은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조치에 대해 “지금 와서 신라가 삼국통일 한 게 잘못됐고 고구려가 통일했어야 한다고 뒤집을 순 없다”며 반대했고,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 대한 당무감사를 두고는 “상처가 아물 때까진 잘 보호하고 놔둬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현재로서는 송언석-김성원 양자 대결 구도로 굳어지는 모습이지만, 3선의 박대출, 5선의 나경원 의원 등도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당초 부산 국민의힘에선 4선 이상 중진 중에서 지역 대표성을 갖고 출마해야 한다는 기류가 있었다. 이와 관련, 4선의 이헌승(부산진을) 의원이 막판 출마 고심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 역시 전국위원회 의장 등 당직 경험이 풍부하고 특정 계파에 치우치지 않은 화합형 인사로 평가 받는다. 6선의 조경태(사하을) 의원은 “당에서 추대한다면, 당을 위해 헌신할 준비는 돼 있다”는 입장이지만, 경선 레이스가 이미 시작되면서 추대 가능성은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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