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모습이 아닌 조선 분야를 관할로 가져오는 등 더 강해진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내려와야 의미 있습니다.”
부산 오피니언 리더들이 해양수도 부산의 발전을 위해서는 조선 분야를 비롯해 더 많은 권한을 가진 해수부가 부산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해수부 부산 이전을 비롯해 새로운 정부 체제에서 부산이 주도하고 있는 해운·항만·물류산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기로 했다.
11일 오전 11시 롯데호텔 부산에서 ‘2025 (사)한국해양산업협회(KAMI) 정기이사회·총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KAMI 이사장인 손영신 부산일보 대표이사, 최재원 부산대 총장, 배상훈 국립부경대 총장, 류동근 국립한국해양대 총장, 양재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사인 이희승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 최상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원장, 송상근 부산항만공사(BPA) 사장, 감사인 고영태 해인 대표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KAMI 고문인 박형준 부산시장을 대신해 김광회 부산시 미래혁신부시장도 참석했다.
손영신 대표이사는 개회사에서 “해양수산 분야에 대한 국민의 이해 증진과 해양산업의 발전 및 확산을 위해 KAMI가 생긴 지 올해로 만 18년이 됐다”며 “해양수도 부산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오늘 이 자리에 모이신 분들이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말했다.
개회사에 이어 해양수산 분야 오피니언 리더들이 가장 관심을 보인 부문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부산 최대 현안이 된 해수부 부산 이전 문제였다. 무엇보다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해수부 권한를 요청했다. 이들은 산업통상자원부가 관할하는 조선 분야 등을 해수부가 가지고 부산으로 내려와야 하며, 이전을 계기로 삼아 반도체 산업에 버금가는 해양 신산업에 대한 비전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양재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은 “이 대통령이 제시한 HMM과 해수부의 부산 이전 논의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 아니다”며 “그동안 공들인 탑이 세워지는 것이다. 부산상공회의소에서도 해운 관련 기관의 부산 이전을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해수부 이전과 함께 조선 분야 여러 기관과 단체 이전도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은 “해수부의 부산 이전은 환영하나, 지금의 해수부 모습으로 부산에 내려온다면 부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는 말이 많다”며 “해수부가 이전할 때 조선 분야를 가지고 내려오는 게 이상적이다. 현실적으로 조선협회 등을 부산으로 이전시킨다면 조선 분야를 해수부의 관할로 좀 더 쉽게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상근 BPA 사장은 “친환경 선박 연료에 대한 사용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조선 분야와 관련 있는 IMO(국제해사기구)는 해수부에서 담당하고 있는 만큼 이 기능을 해수부로 옮기는 데 대해서 이견이 많이 없을 것”이라며 “제대로 된 위상을 가진 해수부가 와야 해수부 직원들도 사기를 가지고 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운수산 업계와 지역 사회가 힘을 모아 체계적인 이전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재원 부산대 총장은 “각 분야에서 해수부 부산 이전과 관련해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다”며 “대학을 비롯해 지역 사회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체계적으로 진행해 나갈 수 있도록 TF 등을 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