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선수 속출로 흔들렸던 롯데 자이언츠가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이제는 3위 수성이 아니라 2위, 한 발 더 나아가 1위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롯데는 지난 18, 19일 한화 이글스전 및 2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모두 이겨 3연승을 달리면서 40승 3무 31패를 기록해 3위 자리를 지켰다. 2위 LG 트윈스(41승 2무 30패)와의 승차는 1경기, 1위 한화(42승 1무 29패)와의 승차는 2경기에 불과하다.
롯데는 3연승 동안 7점만 내주고 13점을 뽑는 알찬 야구를 진행했다. 경기 때마다 노장과 신인선수들이 힘을 합쳐 승리를 지켰다. 20일에는 노장 정훈이, 19일에는 노장 전준우와 부산 생활 1년차 전민재가, 18일에는 신인급인 김동혁, 박재엽, 한태양이 승리를 합작했다.
‘봄데’로 불리던 과거에 비해 알지 못하는 사이에 팀 선수층의 깊이가 좋아졌다는 뜻이다. 선수층이 두꺼우면 한두 경기에서 부진할 수 있어도 장기 침체의 늪에는 절대 빠지지 않는다.
롯데는 24~29일에 하위권 팀인 NC 다이노스와 주중 3연전, 7위로 처진 KT 위즈(37승 3무 34패)와 주말 3연전을 차례로 갖는다. 롯데는 올해 NC전에서는 3승 3패, KT 전에서는 5승 2무 2패를 기록했다.
반면 2위 LG는 KT와 3연전을 가진 뒤 최근 상승세인 KIA 타이거즈(37승 2무 33패)와 다시 3연전을 치른다. 1위 한화는 5위 삼성 라이온즈(38승 1무 34패), 6위 SSG 랜더스(36승 3무 33패)와 6경기를 갖는다. 롯데는 6경기 중에서 4승 2패 정도를 기록하면 최소한 2위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상황에 따라 어부지리로 1위가 될지도 모른다.
LG와 한화가 승리를 많이 챙기더라도 롯데에 불리하지는 않다. 롯데를 추격하려는 5~7위 팀들과의 승차를 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가 6월에 1위에 오른 것은 13년 전 2012년 6월 27~30일이 마지막이었다. 7월에 1위를 차지한 것도 2012년 7월 7일이 마지막이었다. 이날 부산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7-0으로 이겨 1위로 올랐지만 다음날 패해 2위로 떨어졌고, 다시는 1위로 복귀하지 못했다.
롯데가 1위나 2위에 오르지 않더라도 전반기 승수를 많이 쌓아 순위를 높이면 후반기 일정 소화에도 유리하다. 게다가 부상에 시달리는 선수들이 늦어도 후반기 초반에는 하나둘씩 복귀할 것으로 보여 선수단 구성도 알차진다.
올해 혜성처럼 나타난 장두성과 4번 타자 나승엽은 이르면 이번 6연전 중에 출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윤동희는 2주 후에 추가 검진을 받고 경기 출장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윤동희는 80% 정도 괜찮아졌다고 한다. 윤동희와 황성빈은 전반기 내 복귀는 힘들다”면서 “백업이었던 선수들, 보지 못했던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남태우 기자 le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