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핵심 경전 법화경을 통해 현대 사회의 이상향을 모색하는 학술서가 출간돼 종교인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까지 주목을 받고 있다. 정토(淨土)라는 이상세계가 서구의 유토피아적 상상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등을 흥미롭게 설명해냈기 때문이다.
장재진 동명대 교수는 ‘법화경의 세계와 유토피아’ 출간 기념회를 오는 4일 오후 6시 쿠무다콘서트홀(송정광어골로)에서 갖는다고 밝혔다. 문광스님과의 토크쇼도 함께 진행된다. 이상 사회의 현실적 구현 가능성과 불교 사상의 현대적 의의를 논의하는 장이다.
장재진 교수는 정토와 유토피아의 개념적 차이점과 철학적 공통점을 탐구하며, 법화경 세계관 속 시공간 구조와 인간 존재에 대한 통찰을 통해 이상 사회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정토를 단순한 사후 세계가 아닌 현실 속에 구현 가능한 이상 사회로 재해석했다.
불교의 핵심 가르침 ‘일불승(一佛乘)’ 사상으로 인간의 평등성과 성불 가능성을 강조했다.
‘겁(劫, kalpa)’이라는 방대한 시간 개념을 추상적 무한이 아니라 구체적 수치로 환산해 설명했다. 법화경에서 언급되는 석가여래가 성불한 세월(무량무변백천만억나유타아승기겁)은 43.2×10²⁰⁹으로 붓다가 도를 닦은 기간(무량억겁)은 43.2×10⁸⁴로 환산된다고 분석했다.
공간 개념에 있어서도 시방(十方)과 시방세계(十方世界)는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의미 있는 사건이 발생하는 장소로서 ‘붓다의 설법이 펼쳐지는 전 우주’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정토의 세계를 서양의 유토피아 사상, 동양의 무릉도원, 유가의 대동세계 등과 비교하며, 법화경이 내세 지향적 신앙이 아닌 현재적 실천을 촉구하는 사상임을 역설하기도 했다.
장재진 동명대학교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동국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국립한국해양대학교에서 국제지역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저서로 △근대 동아시아의 종교다원주의와 유토피아, △상수학과 역의 원리, △상수학과 부의 원리, △4차 산업혁명과 종교문화콘텐츠 등이 있다.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 전문위원, 부산광역시 민선 7기 인수위원, 부산광역시 지역방송발전위원회 위원장 등 활동을 한 바 있다.
김형일 부산닷컴 기자 ksol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