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인천발 주요 노선의 국제선 항공편 지연율이 전국 평균 2배에 달하는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지역 공항은 감편하고 인천에 집중하는 항공 계획 부작용이 본격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이에 지역별 균형있는 항공 공급 분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국민의힘 곽규택(부산 서동) 의원이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부터 올해 6월까지 우리나라 출발 국제선 항공기의 총 지연율은 28.3%로 집계됐다.
문제는 지연율 상위권 자리를 인천발 항공편이 모두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선별로 살펴보면, 인천에서 출발해 나트랑에 도착하는 편의 지연이 약 2건 중 1건으로 45.8%에 달했으며 △인천~호치민 41.2% △인천~세부 37.1% △인천~상해 35.4% △인천~다낭 35.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김해발 국제선 주요 항공편 지연율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게 나타난다. 김해공항의 최다 항공편이자 주력 국제선인 김해에서 후쿠오카로 향하는 편의 지연율은 13.1%에 그친다. 또한 후쿠오카행에 이어 김해공항 국제선 항공편 상위권에 있는 김해~간사이편도 15.7%, 타오위안행도 18.3% 수준이며 나리타행 8.0%에 불과했다.
이는 최근 인천공항 운항 노선은 증편되는 반면, 김해공항은 감편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범국가적 문제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측되는 대목이다.
과도한 수도권 공급은 지방 홀대 차원이 아닌 향후 여객기를 이용하는 국민들의 안전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출발 지연이라는 단순 불편의 문제였다면 향후 항공기 정비 문제, 과도한 운항 스케줄에 따른 피로감 누적 등은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를 막기 위해 세계 주요 도시와 연결하는 중장거리 노선 개설 수요가 잇따랐던 김해공항으로 공급을 분산해야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동남권 허브공항 지위에 오를 가덕신공항을 통해 인천공항 과잉 항공 계획 집중 문제를 지금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곽 의원은 “항공기 지연 통계에서도 확인되듯, 항공업계 전반에서 수도권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항공산업은 공급이 수요를 견인하는 구조인 만큼, 관계 당국과 항공사 모두 지역 노선에 대한 공급을 적극 확대한다면 지방공항 활성화는 물론, 정시율 개선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단순한 수익성 이상의, 항공산업이 지향해야 할 공공성과 균형 발전의 가치이기도 하다”며 지역별 균형있는 항공 공급 분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노선, 시간대 등으로 구분해 지연 원인을 분석하고 공항 운영 등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까지 고려한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