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산권의 고질적인 교통난 해소를 위한 부산도시철도 하단녹산선 건설 사업이 두 차례나 시공사 선정에 실패(부산일보 7월 2일 자 2면 등 보도)하면서 부산시가 시공과 설계를 분리해 발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건설사가 연약 지반, 공사 예산 등으로 입찰을 꺼리는 데 따른 조치인데, 전체 공사 기간은 1년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시는 도시철도 하단녹산선 계약 방식 변경을 검토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기존 ‘턴키 방식’을 포기하고 설계와 시공을 분리하겠다는 것이다.
턴키 방식은 시공사가 입찰 시에 제출한 건설비로 설계와 시공을 모두 책임지는 계약이다. 그러나 설계하는 동안 원자잿값 등 공사 비용 상승분에 대한 반영이 불가능한 탓에 건설업체 부담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지난 6월과 8월 두 차례 턴키 방식으로 발주한 하단녹산선 건설 사업 모두 입찰 기업이 나타나지 않았다. 두 번째 입찰 때는 여러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교량 시공 실적 평가 기준을 기존 8.3km에서 5.8km까지 완화하기도 했으나 결과는 유찰이었다.
시는 대형 공사 입찰 방법 심의, 기술 용역 발주 계획 심의 등 각종 행정 절차를 거쳐 올해 중으로 설계 부분에 대해 발주할 계획이다. 설계 발주가 마무리되면 순차적으로 시공 발주가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설계와 시공이 분리되면서 전체 공기와 사업비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계약 방식을 바꾸기 위한 행정 절차와 추후 시공 발주 과정 등을 고려하면 준공 일정이 1년 이상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초는 내년 착공, 2029년 준공이었다.
또한 턴키 방식과 달리 설계가 이뤄지는 동안 물가 상승분이 추후 시공 발주 때 반영되기에 전체 사업비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사업비가 변경되면 다시 기획재정부와 협의 과정이 필요하다. 하단녹산선 총사업비는 1조 4845억 원이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