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 어떻게 파고를 넘어 미래로 나아갈지 지혜를 구하는 대항해가 시작됐다. ‘초불확실성 시대, 파고를 넘어’를 주제로 한 제19회 세계해양포럼(WOF)이 22일 400여 명의 청중과 함께 닻을 올렸다. 해수부 부산 이전과 북극항로 등의 분위기를 타고, 부산을 글로벌 해양허브도시로 만들 수 있다는 기대도 개막식 곳곳에서 드러났다.
22일 오후 롯데호텔부산에서 세계적인 해양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2025 WOF’의 막이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축하 서신을 통해 “지정학적 위기와 공급망 리스크, 주요국 패권 경쟁, 기후 위기 등 한 치 앞으로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의 시대이며, 인류의 삶과 밀접한 바다 역시 그 어느 때보다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며 “올해 WOF가 인류가 직면한 위기의 해법을 해양에서 찾아내는 지혜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WOF를 주관하는 (사)한국해양산업협회(KAMI) 대표이사장인 손영신 부산일보 사장은 개회사에서 “올해 WOF에는 14개국 82명의 국내외 석학과 해양 분야 전문가들이 초청돼,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다양한 해법을 모색할 것”이라며, “미래를 열어가는 통찰을 함께 모색하고 제시해주시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부산시, 부산일보가 주최하고 KAMI가 주관하는 WOF는 세계 무역 시장의 격변과 글로벌 해양 패권 경쟁, 공급망 재편, 인공지능(AI) 대전환 등 각 분야에서 커지는 불확실성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해법을 모색한다. 13개 세션이 준비돼 있다.
축사에서 전재수 해수부 장관은 “위기인 것은 분명하지만 기회 없는 위기도 없다”며 “지구상 마지막으로 열리는 북극항로를 우리가 찾아야 할 기회로 보고 해수부와 산하 공공기관 동반 부산 이전, 동남권투자공사 설립, 해사법원 설립 등으로 대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유럽항로, 미주항로에 이어 새로 열리는 북극항로가 세계 3대 항로가 되고, 부산항은 이 3개 항로가 교차하는 환적 거점으로 세계적 가치를 높일 것”이라며 “부산항의 가치를 여수에서 포항까지 넓게 퍼뜨려 수도권 일극체제를 타파하는 북극항로 경제권을 반드시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른 일정으로 개막식에 참석하지 못한 박형준 부산시장을 대신해 김경태 기획조정실장이 환영사를 대독했다. 환영사에서 박 시장은 “부산은 우리나라 세계를 향한 관문이고, 해수부 부산 이전은 부산 도약의 대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번 포럼에서 논의되는 불확실성에 대한 해법이 앞으로 글로벌 해양 협력의 새로운 나침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곧바로 이어진 기조연설에는 염재호 태재대 총장과 해양미래학자 마틴 쾨링이 나섰다. 염 총장은 인류 문명사의 발전 과정을 돌아보며 AI혁명과 해양문명이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한 변화를 이끌어 올 것으로 내다봤다. 쾨링은 그동안 공공 부문의 지원에 의존했던 해양 보호 활동에 글로벌 금융 자본이 유입되고 있고, 그 중심에 유엔환경계획(UNEP)을 비롯한 국제기구가 있다고 소개했다. 기조 연설 후에는 배상훈 부경대 총장이 좌장을 맡아 블루카본의 특징, 부산이 북극항로에서 가질 수 있는 기회 등을 두고 활발한 토론이 이어졌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