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무늬만 5만 원’ 보상안에 소비자 부글부글

입력 : 2025-12-29 18: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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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쿠팡이츠 각 5000원 쿠폰
고가 결제 앱에서 2만 원씩 보상
생색내기 발표, 성난 민심에 기름

쿠팡이 오는 30∼31일 국회 연석 청문회를 앞두고 개인정보 유출 사태 수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태 이후 한 달 만인 전날 김범석 쿠팡 Inc 이사회 의장의 사과문을 내놓고 하루 만에 보상안을 공개하며 사태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그러나 경영진의 진정성과 보상안의 실효성에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면서 청문회를 앞두고 '보여주기식 대응'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사진은 29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 붙은 쿠팡 규탄 스티커. 연합뉴스 쿠팡이 오는 30∼31일 국회 연석 청문회를 앞두고 개인정보 유출 사태 수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태 이후 한 달 만인 전날 김범석 쿠팡 Inc 이사회 의장의 사과문을 내놓고 하루 만에 보상안을 공개하며 사태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그러나 경영진의 진정성과 보상안의 실효성에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면서 청문회를 앞두고 '보여주기식 대응'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사진은 29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 붙은 쿠팡 규탄 스티커. 연합뉴스

3300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이 피해 고객 1인당 5만 원씩, 전체 1조 6850억 원 규모의 피해 구제책을 내놨으나 보상안이 ‘쿠팡 생태계’ 안에서만 쓸 수 있는 구매 이용권으로만 이뤄져 소비자 추가 구매와 재가입을 유도하는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고객 신뢰 복원을 위해 1조 6850억 원 규모의 고객 보상안을 마련했다고 29일 발표했다. 보상안은 1인당 5만 원 규모로 쿠팡 전체 상품과 쿠팡이츠·트래블·알럭스 구매 이용권 형태로 지급된다. 지난 11월 말 개인정보 유출 통지를 받은 3370만 계정의 이용자가 대상이다. 항목별로 쿠팡 전 상품(5000원), 쿠팡이츠(5000원), 쿠팡트래블 상품(2만 원), 알럭스 상품(2만 원) 등 고객당 5만 원 상당의 1회 사용이 가능한 4가지 구매 이용권 형태로 지급한다.

그러나 보상안이 ‘쿠팡 생태계’ 안에서 쓸 수 있는 구매이용권으로만 마련한 것이 오히려 ‘역풍’을 맞은 모양새다. 쿠폰 금액의 80%가 여행과 명품 뷰티 등 고액 결제가 필요한 서비스에 집중, 쿠팡을 이탈한 이용자 유인과 매출 회복을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보상안은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의 사과문 발표 하루 만에 나왔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발생 후 한 달간 침묵하던 쿠팡이 30~31일 국회 연석 청문회를 앞두고 일사천리로 움직였다. 청문회에서 쿠팡 책임론을 최소화하고 부정적 여론 확산을 저지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이지만 ‘생색내기 보상’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정치권은 연석 청문회에 이어 국정조사를 추진한다. 정부도 쿠팡의 이 같은 대응에 ‘범정부TF’로 압박에 나섰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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