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권한 지방에 대폭 이양, 부총리급 '균형성장 발전부' 필요" [다시, 지방분권]

입력 : 2026-01-14 2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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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꼽는 필수 정책

지역 결정권·의사 반영 확대
대통령 지방시대위 권한 강화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전문가들이 꼽는 필수 분권 정책에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 조정, 중앙 권한 지방 대폭 이양,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권한·위상 강화 등이 포함된다. 정부 공공기관과 기업 본사를 지방으로 옮기고, 비수도권 지역 행정통합 등을 추진하기 전에 이같은 ‘분권 기반’을 닦아놔야 균형발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향후 대한민국 성장동력으로 꼽는 전문가들은 우선 국세와 지방세의 대대적인 조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7.5 대 2.5로 고착화된 국세 중심의 재정 구조를 6 대 4, 5 대 5까지 조정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박재율 지방분권전국회의 상임공동대표는 “과거 문재인 정부에서 ‘6 대 4’ 안을 공약했다가 실현은 불발됐다. 중앙 정부에서 사용할 예산을 틀어 쥐고 있기 때문에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며 “‘7대 3’으로 조정하겠다는 것이 현 정부 방침인데 이것 또한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라고 말한다.

중앙 정부의 권한을 지방에 이양하는 것도 분권 정책의 핵심 내용으로 꼽힌다. 지역별 인구 구조와 산업, 지리, 재정 여건 등이 모두 다른데 현재 중앙 정부는 동일한 규제와 지원 기준, 사업 방식 등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꼭 필요한 곳에 예산 집행이 어려워지고 이는 비수도권 지자체의 도시 설계 전략 마련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핵심과 권한, 예산 결정권이 서울에 집중됨에 따라 기업이 서울로 몰리고 청년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빨려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재정분권과 함께 대대적인 지방 권한 이양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국토교통부 업무를 예로 들면 국토부 승인과 협의가 필수인 도시기본계획, 광역도시계획 등 업무에 지자체의 결정권과 의사 반영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 등이다. 박 공동대표는 “중앙 권한의 지방 이양은 지방을 살리기 위한 정책이기도 하지만 중앙집권으로 한계에 도달한 국가 운영 방식을 바꾸는 구조 개혁과도 같다”며 “이제는 정부도 균형성장, 분권의 접근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의 권한·위상 강화도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역대 정부마다 지방시대위는 명칭과 구조가 계속 바뀌어 왔다. 이에 따라 정부마다 정책 기조도 변경되면서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에 차질을 빚어왔다. 지방시대위는 대외적으론 정부 균형성장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지만 실상은 자문기구에 그친다. 사실상 타 부처와 달리 집행력이 없기에 힘이 실리지 않는 구조다. 회의를 하고 정책을 만들지만 결정은 타 부처가 개별적으로 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 지역에서는 부총리급의 ‘균형성장 발전부’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시대위는 중앙과 부처, 지방을 잇는 유일한 축으로, 지방 관점으로 국가 정책을 재구성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인 만큼 예산 반영 권한과 정책 지속성을 정부가 확보해 줘야 균형발전 정책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시민단체들도 정부의 실질적인 지방분권 정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최근 전국 단위의 ‘지방분권운영본부’를 발족,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지방분권의 주소와 정책 한계를 짚고 균형성장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중앙의 권한이 지역으로 나눠지지 않는, 지금의 시혜적인 중앙정부 관점으로는 균형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지방분권이 뒷받침되어야 균형발전 정책도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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