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기후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후부 제공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역별 요금제(일명 지역별 차등요금제)를 조속히 도입하도록 하겠다면서도 지역별 요금제는 주택용이 아닌 산업용에 우선 적용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김 장관은 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기자 간담회에서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 개편과 관련, 기후부가 연내 방안을 내놓기로 한 '지역별 차등 요금제'와 결합하면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 장관은 "(공장을)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업체 대부분이 수도권에서 멀리 있다"면서 "지역별 요금제가 도입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을 적용받아 지금보다 조금 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전 비용 등을 반영해 발전소와 가까운 지역은 요금을 상대적으로 싸게, 먼 지역은 상대적으로 비싸게 하는 지역별 요금제에 대해 김 장관은 "기업이 인재를 구하는 문제 때문에 수도권에 몰리는 현상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에 (제도의) 초점이 맞춰졌다"면서 일단 산업용 전기요금에만 적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 장관은 "수도권에서 멀수록 인재를 구하기 어렵다고 하면 전기요금이라도 싸야 기업이 지방에 갈 유인이 생기지 않겠느냐"면서 주택용 전기요금에도 지역별 요금제를 도입하는 것은 제도의 목표와 맞지 않는다고 했다.
'낮 시간대 인하, 저녁·밤 시간대 인상'을 골자로 추진되는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 개편과 관련해서는 "대부분 기업에 득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제로 요금 인하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기후부는 올해 1분기(1~3월) 중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추진할 예정이다.
태양광 발전이 늘고 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낮으로 전기수요를 옮기고자 추진되는 이번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두고 석유화학 등 공장을 24시간 운영해야 하는 산업의 전기요금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 장관은 앞서 한 라디오방송에서 "용인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입주하면 두 기업이 쓸 전기량이 원전 15기, 15GW(기가와트) 수준이라 꼭 거기에 있어야 할지, 지금이라도 전기가 많은 지역으로 옮겨야 하는 거 아닌지 고민이 있다"고 말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이전론'을 촉발한 바 있다.
최근 정부가 건설하기로 확정한 '대형 원자력발전소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외에 추가로 신규 원전 건설을 계획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김 장관은 현재 수립 초기 단계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원전을) 늘릴 것이냐,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 관심이 있는데 과학적, 객관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재생에너지와 관련해 '설비용량을 현 정부 임기 중 100GW까지 대폭 늘린다',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를 kWh(킬로와트시)당 100원 수준으로 낮춘다', '재생에너지 발전 수익을 주민에게 골고루 나눈다', '재생에너지 산업 경쟁력을 강화한다' 등 4개 원칙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이 세계 태양광 시장을 장악해가는 상황에 대해 "우리가 포기하면 중국이 태양광 시장을 독점할 것이고 그때부터 독점의 폐해가 나타날 것"이라면서 "태양광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라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발전의 단점으로 꼽히는 간헐성을 극복할 방안으로 주목되는 양수발전과 관련해선 "환경 문제와 주민 수용성을 고려해 양수발전으로 재생에너지 간헐성이나 원전 경직성을 보완할 수 있는 양이 잠재적으로 얼마나 되는지 종합적으로 조사 중"이라고 소개했다.
김 장관은 올해 시행된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처로 수도권 생활폐기물이 충청권 민간 소각시설로 넘어가 처리되는 문제에 대해 "공공 소각장을 빨리 지어 민간 소각장으로 (폐기물이) 전이되지 않도록 하고 쓰레기 총량을 줄이면서 현재 충청권으로 가는 폐기물은 최대한 빨리 수도권에서 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며 "이번 주 별도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중국에서 자이언트판다 한 쌍을 추가로 데려오는 것을 추진하면서 '멸종위기 동물을 인간의 필요에 따라 강제 이주시키려 한다'는 비판이 이는 것과 관련해 김 장관은 "동물권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한국에 다시 판다를 가져오게 되더라도 서식 환경을 잘 조성하면 조화롭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했다.
김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에서 가급적 푸바오를 한국에 다시 보내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전달한 상태"라면서 "그와 관련해 실무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