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개교 80주년] 금정산 새벽벌 닦아 다져온 80년, 세계 중심 대학으로 웅비

입력 : 2026-02-10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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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가 걸어온 길

해방 직후 지역민·기업 헌금으로
대한민국 최초 종합 국립대 설립
현 부지 이전 후 밀양·양산 확장
내년 부산교대 통합 재도약 선언

부산대학교 최재원 총장과 학생들이 부산대 부산캠퍼스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부산대 제공 부산대학교 최재원 총장과 학생들이 부산대 부산캠퍼스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부산대 제공

부산대학교의 역사는 지역민의 헌금에서 출발한 교육구국의 기록이다. 1946년 국내 최초의 종합 국립대학으로 문을 연 부산대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굽이마다 국가 거점 국립대학으로서 역할을 수행해 왔다. 2026년 개교 80주년을 맞은 부산대는 ‘명문 부산대’로의 재도약을 선언하며 다음 100년을 향한 담대한 여정을 이어간다.


■지역민 헌금으로 세운 국립대

1945년 해방 직후 국가 체제조차 정비되지 않은 혼란 속에서도 지역사회에서 인재 양성에 대한 열망은 뜨거웠다. 당시 경상남도 당국은 도민의 숙원이던 국립대학 설립에 행정력을 집중해 미군정청이 제시한 설립 기금 1000만 원 마련에 나섰다.

고성 옥천사는 사찰 소유 토지 13만 5000평을 내놓았고, 지역민과 기업들도 십시일반 헌금에 동참해 총 1032만 9000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이 가운데 1000만 원은 미군정청 문교부에 국립대학 설립 기금으로 납입됐고, 나머지는 대학도서관 장서 확충에 쓰였다.

기초 재원이 마련된 뒤에는 윤인구 당시 경상남도 학무과장이 대학 설립의 실무를 주도했다. 윤인구와 학무과 고문관 에디 중위는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쳐 한미 양 문교부장의 최종 결재를 받아냈다. 그 결과 1946년 5월 15일 국립부산종합대학교 설립이 공식 확정됐다. 국내 첫 종합 국립대학으로, 정식 교명은 ‘국립 부산대학’이었다.

처음에는 현재의 단과대학에 해당하는 인문학부와 수산학부 두 학부로 출발했다. 당시 대학령은 인문계와 자연계 학부가 병설될 경우 2개 이상 학부로 종합대학교를 구성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이후 1946년 8월 22일 ‘국립부산대학교’로 명칭을 바꾸고 인문과대학·수산과대학 체제로 개편했다. 1948년 7월에는 수산과대학이 ‘국립 부산수산대학’으로, 인문과대학은 ‘국립 부산대학’으로 분리됐다.

■종합대 승격과 효원 시대 개막

1953년 4월 3일 부산대는 문리과대학·법과대학·상과대학·공과대학·약학대학·의과대학 등 6개 단과대학으로 구성된 종합대학교로 승격하는 대통령 재가를 받았다. 이는 인문과대학 체제의 부산대학을 종합대학교로 재건하기 위한 오랜 노력의 결실이었다. 같은 해 9월 15일 국립학교 설치령 개정에 따라 ‘부산대학교 설치령’이 대통령령으로 공포되면서 국립 종합대학교로 정식 출범했다. 11월 26일에는 총장서리였던 윤인구 박사가 초대 총장으로 임명됐다.

이듬해인 1954년 부산대는 당시 제2군수사령관이던 리차드 위트컴 장군의 도움을 얻어 금정산 동쪽 기슭 약 50만 평의 캠퍼스 부지를 확보했다. 12월 효원 교사 신축 기공식을 열며 서대신동·충무동 교사 시대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효원 시대’에 들어섰다. ‘효원’은 윤인구 초대 총장이 장전동 캠퍼스 부지를 답사하며 새벽벌이라 부른 데서 유래한 명칭으로, 이후 부산대를 상징하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효원캠퍼스는 진리·자유·봉사의 가치 아래 교육과 연구의 중심지로서 부산대의 항구적인 보금자리가 됐다.

2000년대 들어 부산대는 교육과 연구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멀티 캠퍼스 체제를 구축했다. 부산·양산·밀양·아미를 잇는 4개 캠퍼스 구상 아래 2006년 3월 밀양대와 통합해 밀양캠퍼스를 출범시켰다. 2009년에는 고 송금조 경암교육문화재단 이사장의 305억 원 발전기금 기부 약정에 힘입어 33만 평 규모의 양산캠퍼스를 개교했다. 이 과정에서 한의학전문대학원과 의학전문대학원, 치의학전문대학원, 간호대학이 양산캠퍼스로 이전하며 의생명 연구 기반을 대폭 확장했다.

■2027년 ‘통합 부산대’ 출범

부산대는 지난 2023년 정부의 글로컬대학 사업에 선정돼 5년간 1500억 원 이상을 지원받는다. ‘에듀 트라이앵글(Edu-TRIangle)이 만드는 새로운 미래교육도시’를 비전으로 내걸고, 2027년 3월부터 부산교대와의 통합을 통한 종합교원양성체제를 구축해 대한민국 미래 교육을 선도할 기반을 마련했다.

유라시아 대륙의 출발선에 자리한 부산에서 바다와 산을 함께 품은 지정학적 강점, 79년의 역사와 성과를 토대로 부산대는 이제 미래 100년을 향한 청사진을 구체화하고 있다. 대학의 품격을 높이는 차별화된 전략과 정체성, ‘부산대의 길(The PNU Way)’을 앞세워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사회와의 동반 성장을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부산대는 지역과 국가의 성장을 견인하는 글로컬 거점대학으로서 역할을 확고히 하며 미래 100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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