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 고용한파’ 심각…반듯한 직장은커녕 알바 자리도 없다

입력 : 2026-02-18 09:22:13 수정 : 2026-02-18 12:3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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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상용직 12년 만에 최소·3년 연속 줄어
‘징검다리’ 역할 임시·일용직도 2년째 감소세
20대 인구 3.5% 줄 때 상용직 7.9%↓
“세대별 특성 고려한 맞춤형 정책 시급”

20대 청년층의 고용 한파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해운선사 해기사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보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정종회 기자 jjh@ 20대 청년층의 고용 한파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해운선사 해기사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보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정종회 기자 jjh@

고용 시장에 첫발을 내딛어야 할 20대 청년층의 고용 한파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질의 일자리인 상용직이 12년 만에 최소 수준으로 쪼그라든 데다 안정적 직장을 얻기 전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아르바이트 등 임시·일용직마저 감소한 탓이다.

18일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20대 임금근로자는 308만 5000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17만 9000명 감소했다.

이 가운데 상용근로자는 작년 동월보다 17만 5000명 감소한 204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2014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로, 2023년 1월(244만 4000명) 정점을 찍은 뒤 3년 연속 감소세다. 상용근로자는 고용 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이거나 계약 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임금근로자다.

임시·일용 근로자도 감소했다.

지난달 20대 임시·일용근로자는 104만 3000명으로 1년 전보다 4000명 줄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021년(99만 7000명)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감소 폭은 작년 동월(-3만 2000명)보다 축소됐지만 2년 연속 감소세다.

상용직과 임시·일용직이 동시에 줄어든 세대는 20대가 유일하다. 같은 기간 30대와 50대는 모두 늘었고, 40대와 60대는 상용직이 늘고 임시·일용직이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국가데이터처 제공 국가데이터처 제공

20대에서도 온도 차가 있다.

20대 초반(20∼24세)은 임시·일용직이 54만 1000명으로 1년 새 5만 1000명 줄었고, 상용직(35만 9000명)도 5만 명 감소했다. 반면 20대 후반(25∼29세)은 상용직(-12만 5000명)이 줄었지만, 임시·일용직(4만 7000명)은 늘었다. 정규직 취업 문이 좁아진 20대 후반 구직자들이 단기 일자리로 밀려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임시근로자는 계약 기간이 1개월 이상∼1년 미만이고, 일용 근로자는 1개월 미만의 고용 계약을 맺거나 일일 단위로 고용된 이들이다.

20대 일자리 축소 속도는 인구 감소보다 더 빠르다.

지난달 20대 인구는 561만 9000명으로 작년 동월대비 3.5%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임금근로자(5.5%)와 상용직(7.9%) 감소율은 이를 크게 웃돌았다. 인구 감소 외에 고용 여건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취업 한파가 길어지며 구직활동도, 일도 하지 않는 20대도 늘고 있다.

지난달 20대 '쉬었음' 인구는 44만 2000명으로 2021년(46만 명) 이후 가장 많았다. 증가 폭(4만 6000명) 역시 2021년 이후 최대다. '쉬었음'은 취업 의사도 구직 활동 계획도 없는 상태를 뜻한다.

일각에서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세대의 '상흔 효과(Scarring effect)'라는 진단이 나온다. 코로나19 당시 노동시장 진입에 실패한 충격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지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000년대생(20대 초반)은 노동시장 진입 초기부터 구직을 단념하고 '쉬었음'을 선택하는 '조기 고립' 경향이 뚜렷하다"며 "1990년대생(20대 후반)은 취업 실패가 누적돼 비경제활동 상태가 만성화된 특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20대의 고용 실패 경험은 향후 생애 소득 감소와 장기적인 노동시장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단순한 일자리 매칭을 넘어 세대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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