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 유가에 고민 깊어진 항공사…유류할증료, 항공권 가격 인상 도미노

입력 : 2026-03-11 14:42:39 수정 : 2026-03-11 16: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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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국제유가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 높아져
증권가 “유류할증료, 유가 부담 50%만 해소해”

11일 ‘네이버 항공권’을 통해 조회한 오는 14일 대한항공의 서울(인천공항)~파리(샤를드골공항) 편도 항공권 가격. 643만 원으로 최근 2주 평균보다 615%나 높다. 네이버 항공권 캡쳐. 11일 ‘네이버 항공권’을 통해 조회한 오는 14일 대한항공의 서울(인천공항)~파리(샤를드골공항) 편도 항공권 가격. 643만 원으로 최근 2주 평균보다 615%나 높다. 네이버 항공권 캡쳐.

이란전쟁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항공사들이 유가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항공사들은 유가 변동에 대비해 사전에 파생상품에 가입했고 유류할증료를 조절해 사후 대응도 하고 있다. 그러나 유가가 단기간 급변동하는 데 따른 부담이 커지면서 항공권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8일 한 때 배럴 당 100달러를 넘었던 미국 WTI(서부텍사스원유)는 11일 오전 83달러 수준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WTI는 이란전쟁 발발 전인 지난 2월 중순에는 70달러 이하였다. 전쟁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아시아지역 항공유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도 급등했다.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은 이란전쟁 발발 이전에 비해 140% 이상 상승했다. 정유사들이 항공유에 부과하는 정유 마진(원유 대비) 역시 급등해 1년 전에 비해 350%나 올랐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항공유는 가솔린이나 디젤과 달리 ‘특화된 저장시설’이 필요해 전세계적으로 저장 분량이 많지 않다. 이 때문에 공급 충격에 따른 가격 변동폭이 크다. 전세계 항공유의 20% 정도가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젤유 전세계 공급량의 10%만이 호르무즈해협을 이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란전쟁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항공유 가격 급등은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6일 공지를 통해 다음달 국내선 유류할증료(편도 기준)를 770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3월 적용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6600원이다. 대한항공은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아직 공지하지 않았지만 이미 3월 적용 유류할증료도 전월 대비 3000원~2만 2500원 인상한 바 있다. 3월 대한항공의 인천~뉴욕, 댈러스 등 미주 장거리 노선의 경우 편도 유류할증료가 9만 9000원에 달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의 경우 유가 변동에 대비해 파생상품에도 가입한 상태다.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연간 예상 유류 소모량의 최대 50% 내에서 위험 회피를 위한 파생상품에 가입했다.

대한항공이 다수 외국계 금융기관과 체결한 유가 옵션 계약 잔액은 올해 12월까지 총 1200만 배럴 규모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에서 예상한 연간 유류 소모량은 약 3050만 배럴이다. 대한항공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변하면 약 3050만 달러의 손익변동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에서 유가 변동에 대비해 파생상품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의 유가 관련 옵션 계약은 올해 12월까지 약 80만 배럴 규모다. 반면 제주항공, 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LCC)는 공시자료에 유가 변동에 대비한 파생상품 계약 사실이 나타나지 않는다.

항공사들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항공권 가격도 빠르게 올리는 모습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스칸디나비아항공(SAS)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최근 유럽 항공유 가격이 글로벌 공급 차질로 인해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면서 일시적으로 항공권 가격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호주 콴타스항공과 뉴질랜드항공도 이날 연료비용 문제로 항공권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국내 항공사의 항공권 가격도 급등세다. 11일 ‘네이버 항공권’을 통해 조회한 오는 14일 대한항공의 서울(인천공항)~파리(샤를드골공항) 편도 항공권 가격은 643만 원으로 최근 2주 평균보다 615%나 높다.

이처럼 항공사들이 급등한 유가를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지만 고유가가 장기화되면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항공사의 경우 유류할증료 부과로 유류비 상승분의 50% 수준을 상쇄 가능하나, 고유가가 장기화 될 경우에는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익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환율로 인한 전반적인 비용 상승 효과가 동반되면서 항공사의 비용 부담이 추가적으로 증가하는 점도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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