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7월 3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브리핑룸에서 세제개편안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재경부 제공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둘러싸고 국민들의 다양한 입법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실거주 예외 조건을 넓혀달라는 요구가 매우 많았다.
9일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 따르면 재정경제부가 지난 4일 입법 예고한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에 8일 오후 6시 현재 2057건의 입법 의견이 접수됐다.
또 부동산 양도소득세를 매길 때 정하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 거주 소득공제로 전환하는 등 양도세 개정안에도 1400건이 넘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실거주 요건과 관련해 부득이한 사유로 주택에 거주하지 못하는 경우를 폭넓게 인정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현재 정부안에 따르면 1주택자가 1년 이상 계속해 거주 중인 주택에서 취학, 직장 변경·전근, 질병, 전학,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 부득이한 사유로 다른 시·군으로 이사를 가면 이로 인한 비거주 기간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해준다. 최장 3년까지다.
여기에 육아·양육이나 가족 돌봄을 위해 다른 곳에 거주하는 경우도 예외사항에 포함해달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예컨대 조부모가 손주를 돌보기 위해 자녀가 사는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본인 소유 주택이 비는 경우 등을 예외로 인정해달라는 취지다.
정부도 육아·양육에 따른 비거주 문제를 검토했지만, 이를 폭넓게 인정할 경우 서울 등에서 실제로 거주하지 않으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들이는 ‘갭투자’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정부안은 재개발·재건축으로 취득한 신축주택은 공사 기간의 절반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주택법에 따른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장기간 이주하는 경우에도 재건축·재개발과 마찬가지로 거주기간을 인정해달라는 의견도 나왔다.
비거주 예외 요건에 관한 내용은 시행령 개정 사항으로, 정부도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7일 라디오 방송에 나와 “비거주 사유 중 ‘이건 불가피하다’라는 부분이 있으면 국민들의 입장에 서서 우리가 보려고 하고 있다”며 “국민들 의견을 더 듣고 해서 최대한 신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 부총리는 “기본적으로는 비거주 인정기간을 3년을 했는데 불가피한 예외가 있으면 의견을 경청해 한 번 더 검토해보도록 하겠다”며 “기본적으로는 너무 넓게 해주면 자꾸 이걸로 다른 차원의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꼼수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또 종부세의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높여달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번 개정안에서 1세대 1주택자 기본공제액은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됐다. 다만 부부 공동명의는 각 9억원을 공제하는 것으로 유지됐다. 한 당국자는 "“부부 공동명의라면 18억원까지 공제를 받고 과표도 나뉘는 효과가 있다”며 “거주 1주택자 기준으로 상당히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납부유예 소득요건이 여전히 낮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1주택자가 부동산 처분 시점까지 종부세 납부를 미룰 수 있는 소득 요건은 총급여 기준 7000만원에서 8000만원(종합소득 6000만원에서 7000만원) 이하로 1000만원 완화된다.
정부는 이번 입법예고에서 나온 의견을 유형별로 분류해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의 세제 개편안은 오는 20일까지 입법예고가 진행된다. 이어 이달 27일 차관회의, 9월 1일 국무회의를 거쳐 9월 3일 이전에 정기국회에 제출된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