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마지막 주가 추석 연휴였습니다. 따라서 영화 관람권 증정을 위한 의견 접수 마감을 오늘까지 연장합니다. 이 뉴스레터 맨 아래 ‘나의 의견 전송하기’를 눌러 브레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남겨주시면 추첨을 거쳐 영화 관람권을 보내 드립니다. 9월에는 ‘경건한 주말’ 구독자 이벤트도 열려 부득이 5명의 '브레드' 구독자께만 영화관람권을 전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고대 중국 왕조의 흥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이 주기적으로 범람하는 황하에 대한 치수 대책이었다고 합니다. 범람했다가 잦아든 물길이 남긴 유기물질로 대지는 비옥해져 농업사회의 기반을 닦아줬는데, 이것이 세계 문명 발상지 대부분이 강 주변이었던 원인이기도 합니다. 본격 농업사회가 된 뒤에는 필요에 따라 물을 가뒀다 흘려보낼 만큼의 집약된 노동력이 필요했고요.
약 5000년 세월이 흐른 지금 다시 ‘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가 있습니다. <소유의 종말> <노동의 종말> <세계화의 덫> <육식의 종말> 등의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제러미 리프킨입니다. 문명사의 변화를 예민하게 읽어내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갈 길을 모색해온 그가 오는 24일 개막하는 제17회 세계해양포럼(WOF)에 기조연설자로 부산을 방문합니다.
리프킨은 지구온난화 때문에 빚어지는 가뭄과 홍수 피해를, 인류가 과거 화석 연료 시대의 방식으로 해결하려 한다고 지적합니다. 겨우 1도 오른 지구 온도 때문에 구름의 수분 함량이 7% 높아져 예측하기 어려운 국지적 폭우 사태가 빚어지는데, 이런 사태에 대비한 새로운 매뉴얼을 마련하지 못한 공백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리프킨은 이 공백에 주목하는 기업과 국가는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이런 국면에서 리프킨은, 자연과 인간을 유기적인 관점으로 이해하는 아시아권, 특히 선진적인 기술과 우수한 젊은 세대를 보유한 한국에 큰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인류와 지구촌의 뭇 생명들을 위해 급변하는 자연과 공존할 해법을 찾는 일에 세계해양포럼과 한국이 적극 나서기를 바란다고 그는 밝혔습니다.
유엔 해비타트가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 도시 곳곳이 침수될 우려가 커지는 데 대비해, 부산 앞바다에 부유식 해상 도시 건설을 추진하기로 한 데에도 리프킨의 혜안이 이어집니다.
전쟁 같던 폭염이 스러져가는 가을의 길목에서, 혹한과 폭염, 홍수와 가뭄 양극단을 오가는 날씨의 근원을, 현명한 구독자 여러분은 떠올려 보시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그 위기 속에서 기회를 모색하는 세계해양포럼에도 관심을 가져 보시면 어떨까요.
양극화는 기후뿐 아니라 우리 삶의 모습에도 그대로 투영됩니다. 경제 여건이 좋은 지역에서는 미성년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일찌감치 국민연금에 임의가입을 하는데, 50년 넘게 인연을 끊고 살던 친모가 사망한 아들의 보험금을 독점하겠다고 대법원까지 소송을 끌고가는 일도 일어납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가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지는데 현실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