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2020년까지 부산 원도심 산복도로 일대에서는 '산복도로 르네상스'라는 사업이 대대적으로 펼쳐졌습니다. 관광객에게 보여줄 벽화를 그리고, 거점 시설들을 만드는 '물리적 공간 재생'에 전체 예산 809억 원 중 409억 원을 쏟아부었습니다. 주민 생활 여건을 개선하는 데에는 겨우 101억 원만 집행되었습니다. 산복도로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보다는 관광객 유치가 더 중요한 목표였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감천문화마을 같은 경우는 그런 덕을 봤는지 전국적으로 유명해져 올해 상반기에만 127만 명이 다녀가는 전국적 관강지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그 마을에 살던 주민들은 조용히 떠나가고 있습니다. 2010년 3161명이던 감천마을 주민은 1558명으로 반감했습니다.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의 또 다른 목표였던 ‘삶의 공간 재생’은 실패하고 있는 겁니다.
산복도로 가파른 계단을 가보면 집집마다 문 앞에 가지런히 화분을 놓고 키우는 모습을 봅니다. 부산시나 구청에서 에산을 들여 꾸민 게 아니라, 가파른 계단을 매일 오르내리는 고단한 일상 속에서도 꿋꿋이 화초를 키워내는 주민들의 생명력과 지혜가 녹아든 오브제입니다.
주민 없이 산복도로에 르네상스가 올 순 없습니다. 쇼윈도 속 마네킹처럼, 동물원 우리 안에 갇힌 동물처럼 주민들의 삶을 전시하고 대상화 하는 풍토에서는 제대로 된 재생이 가능하지 않습니다.
인구가 줄어드는 부산입니다. 시민 귀한 줄 아는 행정이 절실합니다.
10년 산복도로 르네상스의 공과를 냉정하게 살펴보는 <부산일보> 기획이 오늘 시작되었으니, 함께 진지하게 고민하고 점검해 새로운 10년을 준비해야 합니다. 산복도로에서 내려다 보일 2030 세계박람회가 ‘남의 잔치’가 되지 않게 하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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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2시 ‘산복도로’라고 불리는 부산 동구 초량동 이바구길 168계단을 관광객들이 오르고 있다. 화창한 하늘 아래 굽이굽이 펼쳐진 좁은 계단과 알록달록한 담벼락은 도심에서 이질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산복도로가 인기를 끌면서 평일에도 이 계단은 관광객으로 붐빈다. 경기도 부천시에서 온 관광객 이지연(32) 씨는 “부산에 가면 바다만 보지 말고 꼭 산복도로에 가 보라고 하더라”며 “큰 도시 안쪽에서 옛 모습을 갖춘 골목길을 보니 꼭 타임머신을 타고 20세기로 들어간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계단 중턱에 최선이(79) 씨가 걸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무표정한 최 씨의 얼굴은 168계단에서 봤던 관광객들의 환한 얼굴과 뚜렷이 대비된다. 40여 년간 산복도로를 지켜온 토박이지만, 지금 최 씨는 갈 곳을 잃어버린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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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에 부산시민공원보다 큰 규모의 반려동물 테마파크가 들어선다. 그동안 입지 선정 과정에서 난항을 겪었으나, 최근 주민 협상을 매듭지으면서 사업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이르면 2026년께에는 공원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는 11일 기장군 철마면 구칠리 일원의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반려동물 테마파크는 전국 최대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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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간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뒤 이를 고발(부산일보 9월 18일 자 2면 등 보도)한 고 표예림(27) 씨가 학폭 사실을 알리고 난 뒤 온라인 폭력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표 씨를 향한 저격 영상과 지속적인 악성 댓글이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으로 지목된다. 11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표 씨는 지난 9월 한 유튜버 A 씨로부터 명예훼손과 모욕 등 혐의로 고소당해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표 씨는 학창 시절 12년간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이후 한 단체의 소개로 A 씨를 알게 됐으나 서로 견해차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표 씨와 A 씨는 서로 여러 차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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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천국과 알바몬 등 유명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에 게시됐다 삭제된 성매매업소 의심 광고가 올 상반기 약 1만 2000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부산에서 벌어진 스터디카페 알바 미끼 성범죄 사건(부산일보 9월 6일 자 1면 등 보도)을 비롯해 알바사이트를 매개로 한 피해 사례가 나오고 있는데도, 성매매업소의 구직 광고가 여전히 무방비 상태라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7월 사이 알바몬과 알바천국에서 삭제된 성매매업소 의심 광고는 1만 1996건이다. 알바천국에서는 6630건이, 알바몬에서는 5366건이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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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에서 조선인 6000여 명이 학살된 ‘관동(간토)대학살’을 다룬 일본 영화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영됐다. 일본 정부는 올해로 100주기를 맞은 관동대학살에 대해 “기록 자체가 없다”며 부인하고 있지만 영화를 제작한 일본인 감독은 “일본 정부가 역사를 감추기 위해 거짓말하는 것”이라며 작심 비판했다. “관동대학살에 대한 자료를 발견할 수 없다는 관방장관의 말은 거짓말이다. 관련 자료도 많고 학살을 목격한 사람도 있는데 그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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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로 돌아간 줄 알았어요!” “누구를 위한 공연인 거죠? 주객이 전도됐다 싶었어요.” “부산시민회관 50주년인데 ‘시민’이나 예술가 잔치가 아니라 관계자 행사가 된 것 같아 씁쓸했습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왕의 행차’라뇨? 시대착오적이다 싶었죠.” “몇 년 전에도 비슷한 포맷으로 세 차례(2016·2017·2018년)나 공연할 때도 말이 많았는데, 그 형식과 내용을 시민회관 개관 50주년 기념 축하 공연으로 다시 갖고 온 것부터가 이해가 안 됩니다. 끝까지 못 보고 중간에 나왔습니다.” 50돌 생일맞이로 한바탕 즐거운 잔치가 되어야 할 ‘특별’ 공연이 씁쓰레한 뒷맛을 남겼다. 지난 10일 오후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부산시민회관 개관 50주년 기념 특별 공연 ‘위대한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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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은 혼자 살 수 없고, 사회는 증오와 혐오로 유지될 수 없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공동체와 분리되어 철저하게 개체화된 ‘개인’과 증오와 혐오로 갈등이 극에 달한 ‘공동체’ 속을 헤매고 있다. 개체화된 개인과 갈등이 일상화된 사회 속에서 공익보다는 사익, 공동체보다는 개인, 공동의 일보다는 내 일이 우선시 되어 버린 것이다. 이런 사회는 미래가 없다. 미래가 없는 사회는 위험하다. 이런 좋지 않은 사회에서 공동의 일 중 가장 중요한 정치는 개체화된 국민의 무관심과 비참여로 엉망이 되어 버렸고, 공익은 기득권자들의 사익 추구를 위한 화려한 위장물로 전락했다. 공익과 공동선, 공동체와 공동의 일이 모두 실종되었고, 이렇게 붕괴된 사회는 개체화된 개인들 간의 적나라한 사익 추구의 전쟁터로 돌변했다. 각자도생의 지옥문이 열린 것이다. 공동체로부터 분리되어 개체화된 개인의 등장은 신자유주의 시대의 산물이다. 신자유주의 자본 축적 모델 속에서 기업과 개인 등 경제 주체들은 모두 무한경쟁에 내몰린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기업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동을 더 유연화하는 동시에 더 많은 기계화와 자동화, 인공 지능화에 의존한다. 결과는 고용 감소와 실업 증가뿐 아니라 비정규직 증가와 그만큼의 서민층 소득 감소로 이어진다. 그런데 고용의 감소와 불안정화 및 소득의 감소는 다수 국민들의 불안을 증폭시킨다. 줄어드는 좋은 직장과 정규직을 위한 경쟁이 격화되면서, 비정규직은 투잡, 쓰리잡으로 내몰리고 낙오자는 최후의 의존처 없이 은둔형 외톨이나 실업자로 전락한다. 이렇게 힘들게 무한경쟁과 각자도생의 시대를 살고 있는 개체화된 국민에게 자신의 일과 사익보다 공익과 공동선을 더 우선시하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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